“고향은 언제 찾아도 포근해서 좋습니다”

지난 21일 광양 시청에 때아닌 판소리가 울려 퍼져 지나가던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시청 대회의실에서 ‘제1회 남해성 전국판소리경연대회’ 예선전이 열린 것. 광양의 자랑인 남해성 명창,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수궁가 보유자인 그를 치열한 예선전이 펼쳐진 바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고향에서 여는 판소리 경연대회 뿌듯”
“고향에서 제 이름을 걸고 판소리 경연대회를 연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대단한 기쁨이고 영광입니다. 그리고 이 대회를 추진하기 위해 노력해주신 시장님과 관계자 분들께도 감사 드립니다. 고향에 오니 반가운 사람도 많고 포근해서 좋아요. 고향은 어머니 품 같다는 말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남해성 명창은 광양시 진상면 청암 출신이다. 광양의 자랑스런 인물로 손꼽히고 있는 그는 판소리의 대가로 불리는 김소희, 박초월 명창에게 흥보가와 춘향가, 수궁가를 사사 받고 조상현에게서 심청가를 사사 받은 후 판소리 명창반열에 올랐다. 또 1976년 브래테니커홀에서 수궁가 완창 발표회를 가졌으며 1994년 KBS 국악대상에서 판소리 부문 대상을 수상, 제12회 남원춘향제 전국판소리명창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참신한 소리꾼을 발굴하는 대회 됐으면”
“올해가 1회 대회인데 많은 분들이 신청을 해서 깜짝 놀랐어요. ‘우리 소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라는 생각이 들어 더 좋습니다. 앞으로 이 대회를 통해 소리를 사랑하는 참신한 후배들을 많이 발굴해냈으면 좋겠습니다”
21일 시청 대회의실에서는 전국에서 모인 초·중·고교 일반부로 나뉘어 54명이 참가해 예선전을 펼쳤고 천지가 매화로 뒤덮힌 섬진강변 본선 경연대회는 각 분야별로 예선을 통과한 3명씩이 열띤 경연을 펼친 가운데 일반부 대상에는 조은심(진도군), 고등부 한시형(보성고), 중등부 안지영(남원중), 초등부는 김란이(산청군 신안초교)가 각각 대상을 수상했다.

한편 지난 13일에는 ‘남해성 판소리 보존회 창립기념식’이 열렸었다. 이 자리에서 남해성 판소리 보존협회 이범원 이사장은 “민족의 혼이 담긴 지역의 판소리를 보전, 발전시키고 남해성 선생님의 판소리 보존회를 통해 우리 소리에 대한 가치관 정립과 대중화 확보에 다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남해성 명창, 그는 누구인가’
선천적으로 청아한 목소리를 타고 났다는 평을 듣는 남 명창, 그는 목을 곱게 쓰기로 유명한 박초월 선생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대한민국 국악계를 이끌고 있는 남해성 명창은 젊은 시절에는 창극배우로 이름을 떨쳤고 특히 수궁가의 토끼 역할은 어느 누구도 흉내 낼 수 없을 정도로 명연기를 펼치는 인물이다. 지금도 칠순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젊은이 못지않게 고음을 잘 내고 힘이 있는 소리를 구사하는 최고의 명창으로 손꼽힌다. 또 그림을 그리듯 소리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명창이라고도 말한다. 박양덕, 김화자 명창 등 국악계의 큰 인물들을 배출해 판소리 전승에 일익을 담당해온 그는 현재 남원국악 예술고에서 많은 제자를 양성하고 있으며 남해성 국악연구소를 개설해 후진양성에 힘쓰고 있다.

“소리만 잘 하려고 하지 말고 진정한 소리꾼이 되려면 우선 인간됨됨이가 돼야 소리도 잘 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 남해성 명창, 조금도 흐트러짐 없이 단아하고 향기있는 삶과 예술로 인생을 살아온 그를 취재하고 돌아오며 “진정한 소리꾼은 사람이 먼저 되라”는 말이 계속 맴돈다. 우리 소리의 외길 인생을 걸어온 소리꾼 남해성 명창, 그의 이름으로 열리는 ‘남해성 전국판소리경연대회’가 대성공을 이루는 명창대회로 발전하길 바라본다.

조경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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