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없이 사는 게 최고의 삶”

어느 동네를 가든 쉽게 만나볼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이장·통장이다. 그 많은 이·통장 중에 아주 특별한 사람이 있다. 고향의 지킴이가 되겠다는 각오로 광양의 등불을 밝히는 사람을 만났다. 그는 바로 이·통장협의회 회장 황호형씨다.

이·통장들의 귀와 눈이 되겠다
“제가 통장 경력 8년째입니다. 요즘은 젊은 사람들이 동네에 많지가 않아요. 그러다 보니 줄곧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그는 와우마을 통장뿐만 아니라 광양시 이·통장협의회 회장 일도 맡고 있다 “부족한 것이 많은데 통장협의회 이사회에서 회장에 선출되는 영광을 얻었습니다. 마을과 고향을 위해 봉사하라는 엄명으로 알고 열심히 뛰려고 다짐합니다. 현재 광양에는 294명의 이·통장이 있습니다. 각각 맡고 있는 세대수는 일정하지가 않아요. 300~400세대를 맡아서 관리하는 통장이 있는가 하면 이장은 마을 세대 수에 따라 20세대가 안 되는 곳도 있습니다.

그러나 농촌은 농사 일에 필요한 비료나 종자까지도 이장들이 나누어 주기 때문에 일은 곱으로 많지요. 이처럼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 이·통장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지역사회의 미래를 가장 먼저 걱정하는 광양시의 진정한 주인들이 바로 이·통장들이라고 생각하기에 주인의식으로 일할 겁니다. 한마디로 시의 행정과 주민들의 가교역할을 해주는 단체로 거듭나려고 합니다”
그는 모든 일은 이사회를 통해 결정하고 전달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겠다고 했다.

이·통장은 동네살림꾼, 곧 봉사직입니다
“봉사는 좋아하지 않으면 못하잖습니까. 통장과 이장도 좋아서 하는 봉사직입니다. 제가 객지생활, 직장생활을 하면서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고향에 돌아와 보니 역시 고향은 포근한 어머니 품 같은 곳이더군요. 나이들어 고향에서 봉사하면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습니다” 와우 마을에서 나고 자란 그는 마을 지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그의 광양 사랑은 남다르다.

“지금 이·통별로 불우이웃돕기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만 협의회에서도 어려운 주민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이며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를 찾아 내 불우이웃돕기에 적극 동참하려고 합니다. 또한 동네 속사정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이·통장들입니다. 한마디로 동네 살림꾼이죠. 살림을 잘해야 가정이 편안하고 잘 살 듯이 이·통장도 동네 살림을 잘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어려운 경제난에 조금이나마 이바지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는 연락사항은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며 칭찬받는 이·통장, 광양시를 사랑하는 이·통장협의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한다.

나무와 꽃 가꾸기에 주력하는 중마동 주민자치위원회
중마동 자치위원회 회장 일도 맡아서 하고 있는 그,“중마동과 와우마을은 포스코와 가장 인접해 있는 곳입니다. 외지 분들에게 가장 먼저 광양의 인상을 심어 주는 곳이죠. 따라서 중마동 자치위원회에서는 나무와 꽃 가꾸기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깨끗한 도시를 가꾸려면 꽃이나 나무가 많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무와 꽃이 많으면 광양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깨끗하고 좋은 인상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중마동 주민자치위원회에서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도깨비 도로에 철쭉과 각가지 나무들을 심고 있다.
“도깨비 도로와 가야산은 광양시민의 좋은 휴식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애써 가꾼 나무들, 내 집 정원이다 생각하고 서로 아끼고 사랑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욕심없는 삶이 최고의 삶
“제가 일을 많이 맡아서 하다 보니 가정에는 빵점 남편입니다. 여기 저기 뛰다 보니 소홀할 수 밖에 없더군요. 그러나 딱 칭찬 받는 것 하나는 아내를 따라 교회를 다니게 된 것이죠”
그것 빼면 낙제 점수일 것 같다며 환하게 웃는다. 그는 세상은 욕심을 버리니 오히려 일이 더 잘 풀리더라며 욕심없는 삶을 사는 것이 최고의 삶이 아니겠냐고 한다.
이처럼 소박한 고향지킴이가 있기에 광양은 따뜻한가 보다. 그의 바람대로 살림 잘하는 이·통장협의회로 거듭나기를 바라고 광양을 떠올리면 맑고 깨끗한 도시로 기억되기를 기대해 본다.

조경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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