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자전거가 날로 심각해져가고 있는 고유가 시대를 극복하고 환경오염을 줄이며 에너지 절감으로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라는 판단으로 지난 4월23일자와 7월2,9,16일자 총 4회에 걸쳐 광양을 자전거 도시로 만들자는 기획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특히 지난 7월 정부가 ‘자전거 활성화’를 국가 주요 전략과제로 적극 추진하고 나서, 자전거 이용도가 높은 지방자치단체에 인센티브를 주는 ‘자전거 이용 활성화 계획’을 확정·발표한 가운데 각 지자체마다 자전거 도시 만들기에 더욱더 탄력을 가하고 있다. 이에 정부와 각 지자체들은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어떠한 방안들을 마련하고 있는지, 또 광양시가 벤치마킹해야 할 부분들은 어떤 것들이 있으며, 재점검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되짚어 보기로 했다.

‘자전거 활성화’ 범정부 차원 추진
최근 정부가 고유가 시대를 맞아 ‘자전거 활성화’를 국가 주요 전략과제로 적극 추진하고 나섰다. 지난 7월 발표된 자전거 이용 활성화 추진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먼저 일정 규모 이상의 다중이용 시설에 자전거 보관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자치단체와 연계해 버스터미널, 기차역, 선착장 등에 자전거 보관시설을 설치, 확대하기로 했다. 또 도서관, 박물관, 야외전시장, 공연장 등에 자전거 보관시설 설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초ㆍ중학교 자전거 이용 활성화 방안도 수립한다. 학교 내 자전거 진입로, 샤워시설 등 자전거 이용 촉진 관련 시설을 확충하는 내용도 검토한다.

자전거 전용 주차장도 의무 설치화 된다. 자전거 수요가 예상되는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에 자동차 주차면적 대비 일정비율에 해당하는 자전거 보관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이다. 행정안전부는 권역별 자전거 수리센터를 설치해 운영키로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도로변에 방치된 자전거 처분 절차를 대폭 개선키로 하는 방안도 수립했다. 자전거 사용자의 권리도 강화되며, 또한 자전거 인도 사고시 자동차에 준한 벌금, 벌점 부과된 방식을 완화해 처벌면제, 경감해주는 방안도 검토된다. 기차, 전철 등 대량 여객 운송수단에 자전거 보관, 탑재를 위한 자전거 휴대이동 촉진방안도 추진되며, 또 버스 및 일반 자동차에 자전거 거치대 부착, 활용 방안이 포함됐다.

이와 더불어 각급 지방자치단체의 특성에 맞춘 자전거 이용 활성화 모델을 개발하고, 자전거 이용 활성화 지자체에 특별교부세를 지원하며, 언론 등과 공동으로 자전거 타기 캠페인을 전개하거나, ‘공공자전거 제도’가 확산될 수 있도록 재정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행안부는 “우리나라에서 자전거 교통수단 분담율이 1% 높아지면 연간 5,000억원 이상의 에너지절감 및 환경편익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자전거 시책 전담기구 선행돼야
각 지자체들도 이러한 추진과 맞물려 자전거 관련 정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전국 자치단체에서 앞다퉈 벤치마킹을 실시하고 있는 자전거 도시 창원시는 최근 전국 최초로 GPS가 장착된 공영자전거를 도입했다. 또한 시민이 자전거를 타다 사고로 숨지거나 다치면 최고 2,900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하는 ‘자전거 상해보험’을 처음으로 도입, 시행하고 있다.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일부 자동차도로의 차선과 폭을 줄여 자전거도로 확충에 나서고 있으며, 대중교통의 통행량이 적고 체증이 덜한 도로에 대해서도 차선을 줄여 자전거 도로로 만들기로 했다. 이에 앞서 시의회의 협력을 얻어 자전거 출퇴근 수당지급 조례 제정, 자전거 수리비 지급 등 창의적인 정책들을 제시하기도 했다.

창원시가 다른 지자체에 비해 자전거 관련 시책을 탄력적으로 펼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5월 자전거정책과를 신설해 자전거 시책 개발·제도 개선, 자전거 관련 인프라와 하드웨어, 자전거문화 정착을 위한 업무를 분담해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근 순천시도 지난 8월 도내에서 처음으로 ‘자전거 이용 활성화위원회'를 구성해 자전거 도로 정비와 시행계획의 수립, 자전거 이용 환경개선 사업의 발전 방향, 자전거 이용 여건의 개선에 관한 주민의견 청취,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한 주민 참여활동 사업의 지원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해 의결하는 등 자전거 관련 시책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반면에 광양시에서는 도시과에서 자전거도로 추진업무를 일부 맡고 있기는 하지만 실질적인 담당자가 없다보니 체계적인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6월 왕복 4차선이상 도로 신설 보수시 자전거 전용도로 건설과 자전거 주차장 설치, 시범 지역 지정, 자전거 축제, 광양시자전거이용활성화위원회 설치 등을 담은 ‘광양시 자전거이용 활성화에 관한 조례안’을 마련했으나 아직까지 위원회조차 구성되지 못한 상태다. 자전거도로 건설이나 공영자전거, 자전거 보험 등이 예산 집행의 어려움으로 당장 추진되기 어려운 일이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시책들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수 있는 전담 조직 구성은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일일 것이다.

실행 가능한 방안부터 단계적으로
대전시는 지난해 11월 ‘자전거도시 대전’을 선언한 후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에게 경제적 효과를 가져다 줄 여러 가지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최근 도입한 ‘자전거 이용고객 요금 할인제’는 자전거를 타고 이들 업소를 이용한 고객에게 5~10%의 할인혜택을 주는 제도다. ‘공영시민자전거’도 시민들의 교통비 부담을 덜어주는 대안이다. 시는 올해 중 총 1,000대의 공영시민자전거를 확보할 예정이며 2010년까지 총 1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공영자전거는 모두 시민들이 기부한 중고자전거를 재활용한 것으로 별도의 예산을 필요치 않아 광양시에서도 충분히 시도가 가능한 대안으로 인구가 밀집돼 있거나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집중 배치해 활용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학생들에게 자전거를 무상으로 지급하는 자전거 시범학교도 대전의 자전거 이용률을 높이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시는 농협의 도움을 얻어 입학생 전원에게 자전거를 무상으로 제공하며, 체육시간을 통해 자전거 안전하게 타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이러한 시범학교도 주택단지와 학교가 밀집해 있어 자전거로 통학이 가능한 지역부터 우선적으로 실시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대전시는 시민들이 더욱 저렴한 가격으로 자전거를 구입할 수 있도록 시청내에서 자전거 할인판매를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대전·충청인 자전거 대행진, 자전거 아카데미, 자전거타기 전국 체험대회 등 다양한 행사를 펼쳐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는데, 광양시도 관내의 자전거 대리점과 연계를 통해 이러한 할인행사와 무상 수리 등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차 없는 거리’ 등의 행사와 접목해 자전거 동호회를 주축으로 안전교육과 자전거 타기 캠페인 등을 지속적으로 펼쳐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할 것이다.

인프라와 제도적 뒷받침 필요해
시민들이 자전거 타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과 제도적인 뒷받침들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자전거 이용 활성화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제도적 지원 장치 마련을 위해 관련 조례를 입법예고 중인 이천시는 내년 상반기 중 시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자전거공영제를 시범 도입하고, 창원시를 벤치마킹해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들을 위해 1억5,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자전거 상해보험을 일괄 가입할 계획이다. 자전거 타기 기피사유 중 가장 첫 번째로 꼽히는 사고위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또 자전거도로 및 자전거 보관소를 확대 설치하고 야간 안전운행을 위해서 전용 야광판도 설치 보급해 안전장치를 강화할 방침이다. 현재 도로여건이나 기반시설이 미흡하다는 판단에 따라 올해부터 매 5년마다 자전거이용시설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매년 연도별 시행계획을 수립해 현황점검과 문제개선, 재원조달 방안을 체계적으로 마련하면서 점진적으로 문제를 극복해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자전거타기 T/F팀’을 구성하고 분야별 추진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비가림시설을 갖춘 자전거보관대 확대를 위해 신축건물이나 공동주택에 대해서 앞으로 이를 허가조건에 부여하고, 현재 진행 중이거나 앞으로 개설되는 도시계획도로에는 반드시 인도겸 자전거도로가 확보될 수 있도록 설계시 반영할 계획이다.
진주시도 신설 도로·건설공사 시 자전거도로 설치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진주시는 시·도가 진행하는 관급 공사의 경우 설계 단계에서 자전거도로를 포함시켜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를 만들기로 했다. 또 민간이 시공하는 아파트 단지 건설 등은 자전거도로와 부대시설 설치를 권장해 인프라를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이렇듯 광양시가 자전거 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기반시설조성, 의식전환, 행정적인 지원 등이 복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우선 자전거 시책을 체계적으로 펼칠 수 있는 전담기구 조성이 조속히 이뤄져, 기 조성된 자전거도로와 관련 시설들에 대한 현황 파악부터 실시돼야 할 것이다. 아파트 등에 방치된 자전거를 활용할 수 있도록 무상 수리와 안전교육 등을 실시하며 곳곳에 자전거 거치대와 도로 등의 정비도 필요하다.

또한 이러한 기존 자전거도로와 연계해 차량 중심으로 만들어져 있는 도로를 지역 특성과 자전거 이용에 맞게 보완 설계하고, 자전거를 보는 시민들의 인식을 환기시킬 수 있도록 시민단체 등과 함께 자전거타기 캠페인을 실시, 가까운 거리나 출퇴근 또는 통학이 가능한 구간에서부터 자전거 타기가 생활화 될 수 있도록 유도해나가야 할 것이다.
자전거는 도시경쟁력의 대안이다. 에너지 절약과 건강증진, 교통난해소 등 많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자전거 이용에 시민들의 관심과 시의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한 때이다.

주현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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