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명장 되심을 축하합니다’
축하 인사를 건네고 인터뷰를 하자마자 그는 90%는 동료와 아내 덕이라고 공을 돌렸다. “제가 10대 종손 맏아들입니다. 전주가 고향인 저와 경북 흥해가 고향인 아내, 그 때만 해도 영호남 결혼이 그리 흔치 않았는데 종갓집에 영호남에 참 여러 가지로 어려운 일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묵묵하게 많은 일들을 감당해준 아내의 내조가 제겐 큰 힘이 됐어요. 더구나 저는 무슨 일을 하면 몰입하는 편입니다. 며칠씩 회사 일을 하다보면 집안 일이나 아내에겐 소홀할 때가 많아요.

그러나 아내는 모든 일에 대해 제 후원자 역할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김경식(광양제철소 EIC기술부)씨의 아내 찬사는 조금 더 이어졌다. “사실 아내가 저보다 상을 더 많이 받았습니다” 환경단체에서 일하는 그의 아내 심순애씨는 환경자원부로부터 자연보호환경봉사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여러 단체에서 봉사상을 받는 등 그야말로 모범적인 삶을 사는 사람이다. 훌륭한 남편 옆에는 지혜로운 아내가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명장(名匠)이 되기까지는
2008 직업능력의 달 기념식'에서 계량부문에 선정돼 노동부장관으로부터 ‘2008 대한민국 명장’의 영예로운 증서를 받은 김경식씨, 그는 1976년 포스코에 입사한 이래 32년 동안 오롯이 표준교정분야 한 우물만을 파왔다. 제철소에서 사용하는 계측기의 관리 및 교정 업무를 담당해 온 그는 현재 표준교정 수퍼바이저로서 계량, 계측 분야 EIC 자력 엔지니어링 기술의 기능인이다.

“강판의 폭 측정용 기준편 자동교정장치를 개발해 제36회 정밀기술진흥대회에서 산업자원부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계량, 계측 기술 분야에서 10회에 걸쳐 상을 받았습니다” 2006년에 포스코 모범사원으로 선정되기도 한 그는 ISO9001, TS16949 등의 국제 품질규격을 획득하고 체계화하는데 기여함은 물론 ‘자의 정밀도 교정장치’를 비롯한 총 10건의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중요 특허 보유 및 국가공인교정기관 담당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한치의 오차도 허용할 수 없는 표준교정 일의 매력
“기술이 하루 아침에 발전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자기 하고 있는 일을 반복적으로 실행하면서 좀 더 효율적으로, 편리하게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찾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더군요”
남다른 열정으로 계량분야의 기술을 키워온 김경식씨. “사실 제가 하는 일은 머리카락을 10개로 쪼갤 정도의 정밀도를 측정하는 일입니다. 한치의 오차도 허용할 수 없는 업무죠. 그러다보니 항상 몰입해서 일하는 편이며 제가 일을 사랑하지 않으면 해낼 수 없습니다” 그는 현재 하고 있는 계량, 계측업무는 할수록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지금 내가 앉아있는 곳이 꽃자리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고 해도 노력해서 안 되는 일은 없습니다. 노력을 거듭하다 보면 어느새 또 하나의 목표치 앞에 서 있더군요. 어려운 일일수록 목표를 달성했을 때 쾌감도 큽니다. 또한 세상에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바라보면 만사형통입니다. 저는 현재 제가 하는 일, 제가 앉은 곳이 바로 꽃자리라고 칭합니다. 꽃자리에 앉았으면 향기로 꽃을 피워내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요” 어떤 일이든 긍정적으로 처리한다는 그는 자기 현재 일에 충실한 것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제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달하고 싶어 그동안 연구해온 기술이나 특허 방법 등을 정립해서 책으로 낼 계획입니다. 또 품질과 에너지 효율은 높이고 불필요한 에너지는 절감할 수 있는 혁신적인 개발도 하고 싶습니다”
테니스 실력이 수준급이라는 팔방미인인 그는 광양제철소 주임협의회에서 섭외부장을 맡아 봉사하고 있으며 우리들병원 목욕봉사와 치매환자 돌보기 등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하는 것 또한 빼놓지 않고 하고 있다.

“존경하는 인물을 1년에 세 사람씩 선정해 놓고 그들의 지혜를 닮아가려고 노력합니다” 그가 보여주는 노트는 깨알 같은 글들이 가득 쓰여 있었다. 그리고 날마다 새롭게 깨우치고 변화하는 삶을 살아간다는 그의 말에는 힘이 실려 있었다. 어느 분야의 최고로 손꼽히는 사람들을 우리는 장인이라고 부른다. 계량, 계측 분야 최고의 기능인으로 선정된 명장 김경식 수퍼바이저. 장인의 정신으로 빛나는 그를 만나며 포스코가 있게 한 주인공이 아닌가 싶었다. 우리나라 최고의 기능인에게 주어지는 올해의 대한민국 명장으로 선정된 김경식씨. ‘하자, 하자’라는 구호를 좋아한다는 뛰어가는 그의 삶에 박수를 보낸다.

조경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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