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녹색성장시대로 가고 있다

올해 광복절 기념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는 세계적인 추세이자 화석연료 고갈로 인해 피할 수 없는 국가성장전략이다. 이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이 있자 각 지방자치단체, 기업, 연구원뿐만 아니라 전국민이 녹색성장에 대해 이전보다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화석연료가 머지않아 고갈될 것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인식하고 있지만 에너지사용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따라서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없다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의 개발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녹색성장(Green Growth)이란
녹색성장이란 저탄소화 및 녹색산업화에 기반을 두고 경제력을 배가시키는 신성장 개념을 말한다. 저탄소화는 경제활동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2)의 배출량을 감축시킴으로써 지구의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수비적(守備的) 녹색화를 의미한다. 또한 녹색산업화란 녹색기술, 환경친화적 비즈니스모델 등을 통해 신시장을 창출함으로써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삼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저탄소화와 녹색산업화가 적절히 결합되면 환경보호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이룰 수 있으며, 소위 말하는 ‘지속가능 성장’도 가능해진다.

녹색성장의 부상 배경
산업혁명 이후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 사용이 늘어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급증했다. 이에 따라 지구의 기후변화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원이 지난 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산업혁명 당시인 1750년 280ppm에서 지난 2005년에는 379ppm으로 35% 이상 급증했으며, 이에 따라 지구 평균온도도 1750년 13.96℃에서 2005년 14.96℃로 0.8℃정도 상승했다고 밝혔다. 또한 기후문제를 방치할 경우 2100년까지 경제 손실이 세계 GDP의 5~20%에 달하게 돼 1930년대 세계 경제 대공황과 맞먹는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국제유가의 상승과 화석에너지의 고갈에 대한 우려도 녹색성장이 급부상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원유의 경우 가채연수(可採年數)가 39년으로, 오는 2047년경 고갈될 전망이다. 기술의 진보로 에너지효율이 높아져 가채연수가 늘어난다고 해도 원유의 고갈을 막을 방법은 없어 보인다. 이에 선진국에서는 앞 다퉈 지열, 풍력 등의 친환경 에너지 개발에 나섰으며 미국, 스페인 등 일부 선진국에서는 거의 경제성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녹색성장 관련 주요국의 정책동향
일본은 2007년 이후 ‘저탄소사회’를 비전으로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후쿠다 비전’ 등을 발표했다. ‘후쿠다 비전’에서 일본은 이산화탄소를 오는 2020년까지 현재 대비 14%를 감축하고, 2050년까지는 60~80%까지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후쿠다 비전’에서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핵심기술을 구체화하는 한편, 녹색산업 관련 차세대 기술의 R&D투자와 산업화를 지원 중장기적인 R&D투자 전략을 수립하고 개발된 기술에 대한 사업성을 평가하기로 했다.

EU의 경우 강력한 환경규제와 법 제정을 통해 글로벌 녹색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난해 10월 EU의회는 자동차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40g/㎞에서 2015년 이후 125g/㎞으로 제한하는 규제를 도입했다. 이와 관련 ‘신재생에너지법’을 기반으로 회원국들의 녹색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책지원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독일은 2004년 이후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2005년부터는 태양광 발전 분야에 있어 일본을 추월했다.

미국은 EU, 일본 등에 빼앗긴 녹색산업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차세대 기술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실리콘계 태양전지는 독일과 일본이 장악했다고 보고 차세대 분야인 비(非)실리콘계 태양전지에 대한 개발과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06년 첨단에너지계획을 발표하고 녹색산업 관련 예산을 전년에 비해 약 2배 가량 증가한 1억4,800만달러를 책정, 대형 태양열발전, 목질계 바이오에탄올 등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를 통해 차세대 녹색에너지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오염생산국으로 알려진 중국에서도 신·재생에너지의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06년 1월부터 시행된 ‘재생가능에너지법’을 통해 재생에너지의 개발 및 이용을 촉진하는 한편, 녹색성장 실현을 목표로 건축물 설계시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의무화하고, 풍력자원 조사 및 풍력 발전 설비를 설치할 경우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특히 거대한 자국시장의 이점을 활용해 선진기술을 빠르게 습득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태양전지 분야에서 세계 2위, 풍력터빈 분야에서 세계 7위의 기업을 배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녹색경쟁력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과학기술 및 환경경영 분야에서는 강점을 나타내고 있다. 녹색산업 관련 과학기술은 미국, 일본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환경경영분야에서도 4위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실질GDP 10억달러 당 ISO14001 인증기업수도 1.85개로 7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지자체의 환경사업추진도 어느 정도 경쟁력이 확보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반면, 녹색산업과 관련해 신·재생에너지 활용 및 에너지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2005년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전력생산량은 4.2억kWh로 1위를 차지한 미국의 996.8억kWh의 0.4%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치는 중국이 23.8억kWh를 생산한 것에도 턱없이 부족한 생산량이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활용과 에너지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해도 우리나라가 녹색산업을 신성장 전략산업으로 육성할 경우 성공가능성은 충분하다. 미국, EU, 일본 등 선진국뿐만 아니라 중국 등 개도국도 대규모 투자를 할 것으로 예상돼 향후 시장이 확대될 것이며, 녹색산업이 아직은 초기단계라 선도국가와 후발국가간의 기술 격차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녹색에너지 태양광발전 최적지 ‘전남’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전남도도 신·재생에너지 육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남도가 신·재생에너지와 관련해서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산업은 태양광발전이다. 기상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남도의 태양광발전 여건은 다른 지역에 비해 풍부한 일사량으로 전국 최적지라는 평가를 받았다. 태양광발전시설이 전남도 남해안 일원에 집중되는 것은 이러한 자연환경이 한 몫을 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국평균보다 10%이상 높은 일사량은 해안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가열되기 쉬운 태양광발전 장치가 가열되는 것을 막아 발전효율을 높여 준다. 국내에서 태양광발전 동일 시설에서 일사량이 가장 많은 여름보다 4~5월 발전량이 많은 것도 태양광발전 효율이 가장 높은 20±3℃를 유지해 주기 때문이다.
또한 지가가 저렴해 상대적으로 초기 투자비도 적게 드는 것도 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남해안 지역의 경우 평당 2~3만원에 태양광발전에 적합한 토지를 구입할 수 있다. 태양광발전 1,000㎾ 기준으로 3,000여평의 부지가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투자가들을 유혹할 만한 수준이다.

그러나 태양광발전시설이 입지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넓은 공간의 확보가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하지만 지난 6월 포스코가 광양제철소 4냉연 공장지붕의 유휴공간을 활용해 1MW급 태양광 발전설비를 준공한 것에 주목한다면 또 다른 환경훼손을 감수하면서까지 공간확보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녹색성장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에서 구체적인 정책방향을 마련하고 법·제도 등을 마련해 인프라 확대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녹색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중·장기적 로드맵을 제시해 기업뿐만 아니라 민간의 참여와 협력을 유도해야 한다.

또한 기업은 자신이 가진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녹색사업의 기회를 발굴해야할 것이며, 우리나라 기업이 가진 IT강점을 이용해 녹색기술을 개발함으로써 녹색산업을 수출산업화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신·재생에너지부문에서는 현재 주력업종과 시너지효과가 큰 업종을 적극 발굴함으로써 시장을 선점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최연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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