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윤봉길 의사와 안중근 의사도 의대를 나왔나요?" 놀라지 마라. 이 질문은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담임선생님에게 직접 했다는 질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현재 우리나라 초등학교 학생들 태반이 학습장애를 갖고 있다는 보고가 심심찮게 보고되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다름이 아닌 한자를 무시한 결과다. 초등학교 때 한자를 공부하지 않으면 고학년이 될수록 학습장애가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한자 급수도 낱자를 익히는 수준에 머물고 있지 학습 용어와 직접 연관을 시키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 그 효과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구술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 한자 역시 그 쓰임을 적절하게 활용해야 제대로 된 학습을 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학습장애와 집중력도 학업성적을 좌우하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반드시 짚어야 할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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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를 통해 학습의 원리를 깨우치도록
초등학교 성적의 대부분은 어휘가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냐하면 무엇을 묻고 있는지에 대한 뜻을 알지 못하면 전혀 답을 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교과서에도 적잖은 한자가 등장한다. 공공장소나 상록수는 물론, 사물함이나, 차단기라는 낱말이 나온다. 이 뿐만이 아니라, 등고선, 등심선, 축적도 등장한다. 이런 한자는 수학도 만찬가지다.

대각선, 이등변 삼각형, 자연수, 유리수, 소수, 대분수, 진분수 등 중요한 개념들 대부분은 한자어로 구성이 돼 있다. 그래서 학습한자를 제대로 익히지 않으면 온전한 학습을 해낼 수가 없는 실정이다. 혹자는 영어는 별 상관이 없다고 말하는데, 사실 영어도 한자를 알아야 뜻을 제대로 구분할 수 있다. 영어 단어 문제와 품사 종류는 모두 한자로 돼 있기 때문이다. 아니, 독해는 영어가 아니라 국어이며 이 국어는 다시 한자 어휘로 구성 돼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한자를 무시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초등학교 고학년 교과서에 나오는 한자를 예로 들어 보자. 5학년 과학시간에 사암과 역암, 이암이 나오는 데, 그야말로 암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사암은 ‘모래 사(砂), 이암은 진흙 이(泥), 역암은 자갈 역(礫)이다. 그렇다면 애써 외울 필요가 없는 것이다. 습곡(褶曲)이라는 용어도 그렇다. 습은 주름치마처럼 굽어지고 휘어졌다는 뜻이다. 정말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그러나 이런 한자를 모르는 학생은 무턱대고 외울 수밖에 없다. 이처럼 한자의 뜻을 파악하면 교과서 내용에 대한 이해도 빨라지고, 단순 암기만 하던 학습 방법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낱말 자체에서 개념과 원리를 배우니 공부에 대한 흥미도 새로워지게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발생한다. 하지만 아직도 한글 전용만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한글 전용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아니 당장 우리말도 영어처럼 외워야 하는 수고가 뒤따르게 된다. 문제는 한자를 무조건 중국말이라고 치부하는 태도다. 하지만 오랫동안 우리들 의식 속에 녹아 있는 말이라 우리것처럼 사용하게 된 것이다. 다만 중국문자를 빌려 왔을 뿐, 모든 음과 뜻은 우리 것으로 재생해 쓰고 있기 때문에 우리말화 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사실 우리말 속에도 한자말이 부지기수로 들어 있다. 그리고 한자는 상형문자에서 출발한 뜻글자라 사물의 이치를 깨닫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학교라는 한자만 해도 그렇다. 학(學)은 배운다는 의미를 나타내는데, 교(校)는 나무처럼 튼튼한 재목감이 되라는 의미가 들어 있는 것이다.

국어사전 찾기가 중요
대부분 학생들은 거꾸로 공부하는 경우가 많다. 해마다 새 학기가 되면 영어사전을 고르기 위해 그처럼 신경을 쓰면서도 국어사전은 대충 아무거나 선택하거나 아니면 전혀 구입을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왜냐하면 국어는 우리나라 말이기 때문에 대충 이해 할 수 있다는 안일한 생각 때문이다. 그렇다면 큰 코 다치기 십상이다. 먼저 국어사전을 찾는 훈련이 돼야 나머지 공부도 자연스럽게 성적을 올릴 수 있는 법이다. 서울에서 유명하다는 대학교 10곳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80%에 가까운 학생들이 국어사전을 옆구리에 끼고 살았다고 한다. 그들은 머리가 좋아서 공부를 잘 한 것이 아니라 공부하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고 있었던 것이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국어사전을 활용하게 되더라는 것이다.

어떤 과목이든지 뜻을 모르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아 스스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현재 서울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장석원(22) 학생은 이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결국 수업시간마다 선생님들께서 일일이 낱말을 설명하는 것은 한계가 있게 마련이지요. 그럴 때는 반드시 메모를 하거나 기억을 했다가 다시 국어사전을 찾아 봐요. 그리고 따로 나만의 어휘 사전을 만들어요. 처음에는 좀 귀찮았는데 꾸준히 하고 나니까 몸에 익숙해져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사실 쉽게 배운 것은 쉽게 잊어버리잖아요?" 공부를 잘 한다는 것은 단순한 암기가 아니라 그것을 내 것으로 다시 만드는 과정으로 볼 때 참으로 일리 있는 방법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우리나라 출판사에서 만들어내는 국어사전은 수도 없이 많다. 그래서 국어사전을 고르는 데도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은 빠른 성적만 올리는 테크닉에만 몰두를 하지 진득하게 공부하는 방법은 무시하는 경향이 너무 많다. 그러다 보니 공부하는 시간은 많은 데 성적이 제대로 오르지 않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될 수밖에 없는 법이라고 학습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내 아이가 학습 장애라면
내 아이는 모든 것이 정상인데도 왜 학업성적은 낮은가에 대해 고민이 된다면 학습장애를 의심해 봐야 한다. 학습장애는 정상적인 또는 정상 이상의 지능지수를 보여주고 정서적인 혹은 사회 환경적인 문제가 없음에도 학업성취도가 떨어지는 아동들을 표현하는 용어다. 그 이유는 학습과 관련된 뇌기능의 특정영역이 결함을 보이거나 발육지연 또는 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 흔히 특수 학습장애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런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먼저 뇌손상에 의한 뇌기능 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 학습장애 아동들 중에는 뇌성마비, 간질, 신경계의 감염, 그리고 뇌손상을 받은 경우가 많으며, 뇌파검사에서 높은 빈도의 비정상 뇌파가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유전적 요인도 살펴야 한다. 읽기장애를 가진 부모들의 자녀에게서 읽기능력의 어려움을 보일 가능성이 높고, 난독증을 가진 부모 형제에게서 난독증을 보이는 경우가 40%에 달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물론, 학습장애는 감각적 결손, 정신지체, 심한 정서혼란이나 혹은 외부적 요인인 문화적 차이, 불충분하거나 부적절한 교육과 동시적으로 일어날 수 있지만, 이런 원인 때문에 학습장애가 발생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뇌의 성숙 지연, 신경생화학적 요소, 산모의 흡연, 음주, 사회 및 환경적 요인과 알러지, 중이염 등 여러 요인에 의해서도 충분히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그리고 학습장애도 몇 가지 종류가 있다. 먼저 읽기장애가 있는데, 읽기의 정확도 또는 이해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개별적으로 실시된 표준화 검사에서, 읽기 성적이 개인의 생활 연령, 측정된 지능, 그리고 나이에 적합한 교육에 비해 기대되는 정도보다 현저하게 낮게 나타는 증상이다. 또한 산술장애 혹은 산수장애는 물론 쓰기 장애까지 다양하게 구분하고 있다.

학습장애 치료방법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조기발견해서 조기치료 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부모들이 ‘내 아이는 그런 장애가 아니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 때문에 치료의 타이밍을 놓칠 때가 많다. 이 치료 목적은 학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하고 학습장애로 인한 이차적 정신적 문제를 치료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래서 의학적인 치료와 인지행동치료까지 곁들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의학적 치료로는 간질발작이나 천식 등의 신체질환이 성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면 원인적인 신체질환을 치료해야 학습능력을 증진시킬 수 있다. 주의 집중력의 결핍에 의한 경우는 중추신경자극제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좌반구에 의존하는 과제수행을 촉진시키고 난독증의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있다.

그리고 인지행동치료가 있는데 아동의 학습기술과 사회적 능력에서의 결함을 파악해 치료자가 시범을 보이거나, 직접적인 지시, 피드백, 강화물을 사용해 학습태도를 변화시킨다. 주의력 결핍과 수반돼 학습에 어려움을 보이는 경우에는 자기학습교육훈련이 효과적이다. 이 외에도 특수교육적 접근 치료 방법이 있는데, 이는 철저한 개별적 관심과 지도가 핵심이다.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와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동시에 평가하고 결정한 후, 개인화된 교수법을 선정해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지각과 감각을 통한 접근법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 학습물은 오감을 통한 감각을 다양하게 제시함으로써 스스로 학습은 촉진시키는 방법이다. 그리고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학습장애아를 가진 부모의 역할이다. 먼저 내 아이가 학습장애아라는 사실을 정직하게 받아드리는 것이다. 혹시나 부모의 부정적인 감정이 아이에게 전달 될 때 더 악화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죄책감이나 불안감을 줄이고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을 가지고 있어야할 뿐만 아니라, 아이에게 적절한 학습방법을 찾아야 한다. 할 수 있으면 적절한 전문가를 통해 도움을 받는 것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가장 빠는 길이다.

집중력은 얼마든지 높일 수 있어
집중력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특히 주위가 산만한 아이 일수록 더 그렇다. 집중력에 특별한 방법은 없지만 대체적으로 몇 가지 방법이 공통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가장 먼저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다. 우리 몸은 일정한 균형을 유지하고자 하는 항상성이 있다. 이러한 항상성이 깨지지 않을 때 우리 몸은 가장 경제적으로 운용된다. 흔히 시험이 가까워지면 부족한 과목을 따라잡기 위해 무리하게 시험공부를 하는 경향이 있는데 오히려 더 쉽게 피곤해지면서 학습능력을 떨어뜨리게 된다. 일정한 수면도 집중력을 높이는데 필수다 특히 수면의 양보다는 취침과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공부할 내용이 많아도 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잠을 잘 때는 고민하기 보다는 눈을 감고 편안한 상태에서 아름다운 상상을 꿈꾸는 것이 좋다. 할 수만 있다면 복식호흡을 하면서 몸을 이완시키고 하루 종일 긴장돼 있는 교감신경의 활성도를 낮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역시 먹는 것을 빼놓을 수는 없다. 요즘은 많은 부모들이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많은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영양제에 의존하는 경향이 늘어나는데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오게 된다. 힘들어도 식단을 직접 챙기거나 아니면 야채나 과일을 통해 수분과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무엇보다 아침식사는 중요하다. 아침을 먹고 다니는 학생들과 먹지 않고 다니는 학생들 간의 집중력 차이는 무려 3배 차이가 날 정도로 심각하다.

그리고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식은 피하거나 줄여야 한다. 커피, 콜라, 홍차, 코코아, 초콜릿 등은 될 수 있으면 금하는 것이 좋다. 공부하다 졸릴 때에는 물구나무서기를 한다든지 찬 물 한 컵을 마시고 가볍게 음악을 듣는 것도 아주 효과가 뛰어나다. 아니면 자기만의 하루 평가 일기를 쓰거나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도 정신을 맑게 하는 좋은 방법이다. 공부에 지름길은 없다지만, 문제점을 발견해 사전에 예방 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홍봉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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