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은 미래의 문화유산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은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신문 보다 중앙지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지방자치제가 시작된 후부터는 지역신문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추세다. 사실 중앙지와 지역 신문은 양쪽 날개와 같다. 중앙지는 거시적인 흐름을, 지역 신문은 미시적인 흐름을 읽을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 글로벌 시대가 된 지금에 있어서 지역신문은 꼭 챙겨 봐야 한다. 지역신문은 내 지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내 이웃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등에 대하여 세세하게 다룬다. 이것은 분명 지역신문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도 지역신문을 우습게 보는 사람이 더러 있다. 그렇다면 그 사람은 큰 착각 속에 살고 있는 셈이 된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과 이웃을 무관심하게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역신문이 가지고 있는 한계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신문이 하고 있는 역할은 결코 적은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 지역의 역사를 낱낱이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록처럼 확실한 문화유산도 없을 것이다.

신문은 여론을 담는 그릇
민주주의는 여론을 먹고 산다는 말이 있다. 특히 매스미디어가 발달한 지금, 여론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래서 여론이 정치적 이슈를 생산해 내고 국민들의 담론을 이끌어 내는 유기체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지방자치제가 제대로 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지역신문의 역할이 크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신문은 여론을 수렴하고 여론은 정책결정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역신문에 대한 지원과 관심은 바닥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우리나라 지방 신문의 구독률이 5%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우리들이 떠들어 대고 있는 풀뿌리 민주주의는 허울 좋은 개살구에 불과할 뿐이다. 아니, 솔직하게 말해보자. 만약 지방의회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일이나 또는 내 고장에서 추진되고 있는 다양한 이슈들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다면, 딱 1년 만이라도 지역신문을 구독하고 꼼꼼하게 분석해 보기 바란다. 기껏해야 월 구독료는 쓴 커피 한 잔 값에 불과하다. 내 지역 사랑은 이렇게 작은 데서부터 시작하는 법이다.

당신의 눈길이 그립다
참된 사랑은 상호간에 눈이 맞고 마음이 맞아야 한다. 아무리 상대방을 사랑한다고 해도 짝사랑은 비현실적인 사랑이다. 느닷없이 웬 짝사랑? 하고 의문을 던질 수 있겠지만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 이제는 중앙신문 뿐만 아니라, 지방신문에도 애정의 눈길을 주자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내 고장의 성장발전을 위한 대안이기도 하다. 생각 같아서는 직접 정치에 뛰어 들고 싶겠지만 그럴 수는 없지 않겠는가.

그래서 지역신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하는 것이다. 누군가 감시를 하지 않으면 정치는 부패하게 돼 있다. 오죽하면 신문을 가리켜 와치독(watch dog:감시견)라고 했겠는가. 이제 일방적인 짝사랑을 벗어나 지역신문과 교감을 나누도록 하자. 그렇게 할 때 우리는 또 하나의 역사를 쓰는 감동을 만들어 내게 될 것이다. 아니, 본 신문을 구독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역사에 동참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솔직히 당신의 눈길이 그립다.

홍봉기 기자

홍봉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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