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충환 평화제일교회 목사

북극해가 급속도로 녹고 있다는 뉴스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인공위성을 동원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북극해 총면적 1200만㎢ 이며 이중 얼음으로 채워진 면적 중에서 1979년 이래 30년 동안 260만㎢의 북극해가 녹아 바다로 변했다. 이중에서 최근 2년 동안에 녹은 빙하가 100만 Km라고 한다. 이는 우리나라 남북한의 면적 5배에 이르는 넓이다.

그리고 북극빙하로 남아있는 면적은 겨우 300만㎢ 불과하다고 한다. 기후학자, 환경학자들은 이로 인해 북극 생태계가 교란되고 전 세계의 해수면이 높아질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이것은 환경 파괴에 따른 지구온난화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 주 볼더의 미국 국립대기과학연구소(NCAR)의 클라라 데저 박사는 “지난해 여름 극지방의 얼음이 가장 많이 녹아 내렸다”며 “10년이나 20년 뒤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던 일이 지난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1년도 되지 않아 더 많은 빙하가 녹아 이제는 북극항로가 완전 개통될 만큼 되었으니 앞으로 5년 후인 2012년에는 북극의 빙하가 완전히 녹으리라는 예상을 하고 있다.

빙하가 이렇게 갑자기 녹고 줄어드는 이유를 아직도 명쾌하게 밝히지는 못하고 있으나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지구 온난화가 주범이라는 이야기이다. 지구온난화에 의하여 해수온도가 올라가 빙하가 녹고 겨울이 되어도 북극해의 얼음은 두껍게 얼지를 않아 쉽게 녹는 다는 것이다. 둘째는 해류설로서 태평양의 더운 바닷물이 북극해로 유입되어 베링해협으로 흘러가면서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밀려가고 깨지면서 녹아내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느 것이 옳다고 단언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지구온난화에 의하여 킬리만자로, 로키, 알프스, 히말라야 등의 만년설이 녹고 캐나다와 러시아의 툰드라가 녹아서 밀려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보아 북극해의 빙하도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녹는다고 환경학자들은 확신하고 있다.

북극의 빙하는 지구의 기온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다. 우리나라는 남태평양의 고기압에 의하여 여름이 몹시 덥고 습하다. 그러나 북서 혹은 북동의 저기압이 적당히 밀려와 고온화를 막아 주었는데 북빙이 없으므로 우리나라는 동남아와 같은 아열대이며 여름은 엄청나게 더워지는 생태계의 변화를 가져온다. 그러나 이것은 과학자들의 예상에 불과할 뿐 지구환경과 기후 변화를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지난해 2~5월 유엔 기후변화위원회(IPCC)는 2004년 이전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21세기 말에는 지구의 평균기온이 최대 6.4도, 해수면은 최대 59㎝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 1월 지구과학잡지인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는 “지구온난화로 남극 얼음이 10년 전에 비해 연간 75% 많이 녹고, 해수면 상승 속도도 예상보다 빨라졌다”는 연구 결과가 실렸다. 이렇게 되면 IPCC가 예측한 2100년의 해수면보다 18∼59㎝ 더 높아진다.

즉 온실가스 배출량이 1990년대에 비해 3배나 늘어나면서 북극 빙하는 예상보다 3배 빠른 속도로 녹아가고, 해수면은 2배 빠르게 높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행한 것은 북극해는 바다물이 얼어붙은 빙봉(氷峯)이므로 녹는다고 하여 해수면이 급격히 올라가는 것은 아니라 다만 육지의 빙하가 녹을 때 올라간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안심하기에는 지구 전체가 너무 심각한 수준이다. 사람으로 치자면 중환자실에서 응급수술을 기다리고 있는 형국이다. 지구 온난화 문제는 내 나라 네 나라가 따로 없다. 우리 모두의 일이다. 지구가 둥글다는 것,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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