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수 하늘씨앗교회 목사

정당한 경쟁을 통한 친목을
요즘 전세계는 이웃집 중국에서 열리고 있는 올림픽 열기로 떠들썩하다. 올림픽은 단순히 스포츠만 즐기는 행사가 아니다. 그 이면에는 국가 간의 자존심은 물론, 국력을 나타내 보이는 시험대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서 치열한 로비 활동을 벌이곤 한다.

올림픽 정신은 세계 평화를 위함이 그 목적이다. 하지만 중국의 티벳 탄압과 소련의 그루지아 침공사태를 보면 올림픽 정신과 영 멀어 보인다. 나는 직업이 목사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인권문제에 대해 지구적인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 이 지구상에 제대로 된 곳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 앞에 절망감이 들때가 많다. 도대체 누구 책임인가? 개인인가? 아니면 집단인가? 물론, 해답은 단순하지 않다.

다만, 인간에게는 고유한 양심과 자유의지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판단능력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뿐이다. 하지만 그 양심과 자유의지도 집단 속으로 들어가면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문제는 개인이 아니라 집단적인 경쟁 시스템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오륜기의 정신을 알아야
지구는 둥글다. 지구가 둥글다는 것은 처음과 끝이 없다는 말도 되고 모두가 하나라는 뜻도 된다. 사실 5륜기만 해도 그렇다. 5륜기는 국경을 초월하는 것을 뜻하는 흰색 바탕에 위쪽 원은 왼쪽에서부터 파란색·검정색·빨간색이며, 아래의 원은 노란색과 초록색의 고리 다섯 개가 서로 얽혀 있다. 다섯가지 색은 세계 여러 나라 국기가 대개 다섯가지 색이 들어 있어 ‘결속’이라는 의미에서 채택된 것이다.

그리고 동그란 고리 다섯개는 올림픽정신으로 하나가 된 유럽(파란색)·아시아(노란색)·아프리카(검정색)·오세아니아(초록색)·아메리카(빨간색)의 5개 대륙을 상징하기도 한다. 문제는 오륜기가 보여주는 그 순수한 뜻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올림픽을 인류의 축제라고 부른다. 그러나 그 이면에 깔려있는 경제의 종속적인 순환 고리는 쉽게 끊어내지 못한다.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을 보라. 중국의 엄포 한 방에 달라이 라마와의 만남을 한 순간에 없던 것으로 만들지 않던가. 이것이 국가 간의 힘의 논리다.

민족주의를 넘어서
나는 명색이 성직자다. 하느님이 이 세상과 인간을 만들었다고 믿고 가르치는 사람이다. 그런데도 유독 내 민족만을 위해 박수를 치고 있는 모습을 볼 때 약간은 서글퍼지기도 한다. 내 민족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올림픽의 고유한 정신은 금메달이 목적은 아니다. 국가간의 화합과 평화를 다지고자 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지금도 도처에서 굶주림과 전쟁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아무리 올림픽이 즐거워도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금메달이 아무리 중요하다 해도 사람의 목숨보다 먼저일 수는 없지 않겠는가. 지나친 경쟁은 오히려 민족 간에 증오를 남기기 쉬운 법이다. 축제는 그냥 축제로 봤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금메달을 땄던 따지 못했던 모든 선수들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내는 넓은 아량을 키우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왜? 인류는 하나이기 때문이다.

데스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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