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개의 지구가 필요
연일 지구가 뜨겁다. 일본 아사히 재단이 매년 발표하는 지구 환경 위기 시계는 9시 16분을 가리키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물론, 9시를 넘으면 아주 위험한 상태를 뜻한다. 그러나 이미 16분이나 넘었으니 그 위험 수위가 어느 정도인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는 지구를 살려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이렇게 가다가는 모두 파멸을 하고 말 것이라는 환경예언가들의 극단적인 외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어제와 똑같은 습관을 반복하며 살고 있다. 경고도 지나치게 많이 들으면 식상한 법일까? 아직은 그런대로 견딜만한데 왜 그리 호들갑을 떠는지 모르겠다는 태도들이다.
믿거나 말거나 인류가 지금의 생활방식을 누리고자 한다면 적어도 일곱 개의 지구가 더 필요하다고 하는데, 현재의 생활 태도로 보아서는 일곱 개도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자전거는 신이 내린 선물
환경의 날, ‘지구를 살리는 일곱 가지 불가사의한 물건들’ 을 발표한 적이 있다. 그 중에는 콘돔, 국수, 무당벌레, 빨랫줄 그리고 자전거도 포함돼 있다. 물론 하나의 공통점을 찾는다면 환경문제와 관련됐다는 점이다.

특히 자전거는 인류가 만든 발명품 중에 단연 첫손가락에 꼽고 있다. 오죽하면 신이 내린 최고의 선물이라고까지 극찬을 했겠는가. 요즘처럼 기름값이 폭등할 때, 자전거 만큼 매력적인 발명품도 드물지 않나 싶다. 며칠 전에는 유인촌 문화체육부 장관이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 한다는 기사가 사진과 함께 실린 적이 있다. 전시 행정에 불과하다고 해도 나빠 보이지는 않았다.

사실 필자도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 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지만, 현재 도로 형편으로는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필자가 살고 있는 읍내에서 중마동까지 갈 수 있는 도로는 처음부터 아예 불가능했다. 겨우 10km밖에 되지 않는데, 도로는 고사하고 인도조차도 아무런 연계성이 없었다.

자전거 수송 부담률 2%만 돼도
본 신문사에서는 지난주까지 자전거 도로 확충에 대하여 기획 취재 보도를 했다. 거기서도 누차 지적했던 사항이었지만, 현재 자전거 도로가 거의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자전거 타기를 유도한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모습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자전거가 주는 경제적인 부가가치는 상상을 초월한다.

자전거 수송 부담률이 2%만 돼도 에너지 절감액은 연간 1조5000억 원에 이른다고 하니, 천문학적인 액수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특히 공단이 많이 밀집해 있는 광양시로서는 자전거 도로 확충에 장기적인 투자를 해야만 미래 경쟁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왜냐하면 환경 친화적이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게 미래 경제의 흐름이기 때문이다. 그런고로 자전거 도로 확충은 ‘차선책’이 아니라 ‘최우선 정책’이 돼야 한다. 이런 사실을 깊이 감안해서 광양시가 자전거 명문 도시로 거듭나는데 적극적인 자세로 나섰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홍봉기 기자  -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