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민 백운중학교 교장

21세기를 지식 정보화 사회라고 일컫는다. 그래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지식과 정보의 습득은 쉬운 일이나 그것에서 가치를 창출해 내는 능력은 쉽게 얻을 수가 없다. 따라서 ‘물고기 한 마리를 주면 하루를 살 수 있으나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면 그것으로 일생 동안 먹고 살 수 있다’는 탈무드의 교훈을 새겨야 한다.

생명을 살리는 지혜
지식은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적인 활용과 실천이 함께 할 수 있어야 지혜가 된다. 많이 아는 지식이 현실의 상황에 적정히 대처하지 못하고, 필요할 때 전혀 도움이 안 되면 그것은 가치 있는 지식이 아니다.

커다란 굴뚝이 완성되고, 사람들은 그걸 짓기 위해 설치한 작업대를 제거하고 있었다. 일이 끝나자 마지막 한 사람이 밧줄을 타고 내려오기로 하고 사람들은 밧줄을 타고 내려갔다.

그런데 사람들은 밧줄을 지붕에 남겨놓지 않고 다 내려가 버렸다. 큰일이었다. 이제 그는 뛰어내리는 수밖에 없었다. 지붕에 혼자 남은 그는 절망해 굴뚝 꼭대기에서 두려워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 들었지만, 그가 타고 내려올 밧줄을 굴뚝 꼭대기까지 던져 올릴 수는 없었다.

그때 그의 아내가 달려와 외쳤다. “당신 양말을 벗어서 실을 풀어 보세요” 그는 아내가 하라는 대로 양말을 벗어서 실을 풀었다. “그걸 길게 이어서 아래로 내려 보내세요” 많은 사람들이 숨을 죽이고 그 장면을 지켜봤다. 실이 거의 내려오자 그의 아내는 거기에다 가늘고 질긴 삼실을 묶었다.

“이제 끌어 올리세요” 삼실이 그의 손에까지 올라갔다. 이번에는 그 삼실에 밧줄을 이어 묶었다. 그가 밧줄을 튼튼히 꼭대기에 묶어 맨 다음, 긴장 속에서 무사히 밧줄을 타고 내려왔다. 그는 울면서 아내를 안았다. 보잘 것 없는 한 가닥의 실이 한 생명을 구한 것이다.

행동하는 지식을
인간은 세상에 태어나서 많은 것을 배운다. 아무리 훌륭한 지식이라도 활용을 못하면 알지 못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지식이란 실천에 옮겨질 때 비로소 참 가치를 발휘하게 된다. 왜냐하면 알고 있는 것을 삶에서 실천하지 못하면 그 지식은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어느 마을에 연못이 있었고 여기에 물고기들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그 마을에 큰 불이 났고, 이 소식이 연못의 물고기들에게 전해졌다. 이때 한 물고기가 도랑을 타고 빨리 피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곧바로 피신을 했으나 다른 물고기들은 “땅 위에 불이 난 것과 물 속에 사는 우리들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며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 결과 피신한 물고기만 살아남고 연못에 있었던 물고기들은 죽음을 면치 못했다. 불이 났다는 사실이 수동적으로 전해진 것은 단순한 정보에 지나지 않으나 마을의 불을 진화하기 위해서 연못의 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피신을 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행동으로 옮긴 생각이 바로 행동하는 지식이다. 그러므로 획득한 정보를 가공하고 재구성해 행동으로 옮겨져 유용한 가치를 창출할 때 비로소 지식으로서의 가치를 나타내는 것이며 이것이 바로 지혜이다.

지혜는 사람의 질을 바꾼다
지혜로운 생활은 삶의 질을 가꾸는 길이므로 행동하는 지식을 통해 새로운 지혜를 창출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지식이 많은 사람이라고 지혜로운 것은 아니다.

지혜로운 사람이란 삶에 있어서 진실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아는 사람이며 상황에 따라 생활의 발전을 위한 객관적인 추세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이다. 호국 보훈의 달인 이 6월에,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이 사랑하는 남편을 살렸다는 한 가닥의 실과 정보를 재가공해 행동으로 옮겨 유용한 가치를 창출하는 물고기 이야기를 떠올려 본다.

대운하 추진, 미국산 쇠고기 수입, 영어몰입교육 등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정책인지 지혜로운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 임시방편의 눈가림으로 빛나는 결과만을 중시하는 풍조와 ‘누워서 침 뱉는 식’의 사고에 젖은 몰지각을 가끔씩 접할 때마다 재음미해야 될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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