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학범 광양시 기업지원경제과장

광양시민공감대 형성이 중요, 대기업 참여가 성공의 시금석
1995년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이래 많은 자치단체에서 지역경제를 살리면서 중소상인도 함께 보호하자는 취지로 ‘지역사랑상품권’을 앞 다퉈 발행해 왔다. 그러나 대다수의 지자체가 ‘지역민에 대한 지역사랑 호소’ 하나만으로는 상품권 활성화에 한계가 있음이 전국 20여개 지자체 조사결과 나타났다.

우리시도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이 같은 취지로 올해 1월부터 전국 최초의 전자식 상품권인 ‘광양사랑상품권카드’를 발행, 판매에 들어갔다. 연말정산시 세금혜택은 물론 관리의 효율성, 거래의 투명성 등 제요소를 고려해 전자식 카드로 도입한 것이다. 총 30억원 규모로 5만원, 7만원, 10만원권 세 종류를 발행했지만, 5개월이 지난 현재 당초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4억여원의 상품권카드가 팔려 나갔다. 우리 시 역시 시행초기에 한계에 부딪친 것이다.

시민의 뜨거운 애향심으로만 본다면 분명 사랑 받아야 할 ‘광양사랑 상품권카드’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 지역사회와 시민들로부터 사랑받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필자는 그 첫 번째 요인으로 지역경기가 몹시 침체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최근 유가를 비롯해 각종 원자재가 나날이 치솟고 있고 개인서비스요금도 덩달아 인상됨으로 인해 소비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두 번째는 상품권에 대한 시민 홍보가 부족해 아직까지도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현수막, 전단지, 방송, 신문매체는 물론 각종 회의시 많은 홍보를 했지만 아직도 광양사랑상품권카드에 대한 시민 인지도는 낮음을 체감할 수 있다. 또한 중소상인(가맹점)들의 구태의연한 영업행태도 상품권카드를 외면하는 하나의 요인이다. 쾌적한 환경과 친절한 손님 응대 등 중소상인들과는 차별화되는 대형마트로의 쇼핑 경향은 ‘소비자 주권시대’에 있어서 받아 들여지는 당연한 현상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비싼 가격과 불친절한 손님맞이가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중소상인 보호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 광양사랑상품권카드의 발행취지는 탈색되고 말 것이다. 여하튼 이런저런 요인 때문에 광양사랑상품권카드가 시민들이나 기업체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어 시책을 추진한 실무자의 고민은 이만 저만이 아니다. 그렇다고 여기서 물러 설 수는 없지 않는가?

우리시와 산업입지 여건이 비슷한 거제시의 사례를 살펴보면 ‘광양사랑상품권카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져본다. 거제시는 거제사랑상품권(지폐형)을 지난 2006년 1월 처음 발행, 현재는 230억원 어치의 상품권을 발행했다. 2년 5개월여가 지난 현재, 판매액은 132억원으로 월평균 4억5천여만원의 판매고를 기록, 상품권 발행 전국 지자체중 가장 성공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 우리시 5개월간 판매분을 거제시는 1개월 만에 판매하는 셈이다. 지역사랑의 정도가 우리시민이 거제시민의 1/5정도에 지나지 않아서 그럴까? 절대 그건 아닌 듯 싶다.

거제사랑상품권이 이렇게 성공한 이면에는 대기업들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이나 삼성조선과 같은 대기업이 앞장서 거제사랑 상품권 전체 판매량의 88.7%를 구입해 줬다는 것. 이런 정황을 살펴 볼 때 지역사랑상품권이 성공적으로 정착되려면 대기업체의 참여가 무엇보다도 절실하다는 생각이다. 게다가 가맹점에서도 기업체 직원들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 수시 할인행사를 주기적으로 실시, 상품권 판매와 홍보에 큰 몫을 해주고 있다고 한다. 기업과 상인간의 양박자가 딱 맞아 떨어진 것으로 우리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발행 5개월여가 지난 ‘광양사랑상품권카드’의 이용에 대기업 참여와 가맹점(상인)들의 할인, 경품추첨 행사와 같은 자구적인 마케팅이 함께 하고 행정적 뒷받침이 지속된다면 ‘광양사랑 상품권카드’는 ‘거제사랑 상품권’ 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랑을 받을 것이라 확신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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