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이라는 토네이도 바람
토네이도는 매우 강하게 돌아가는 가늘고 긴 깔때기 모양의 회오리 바람을 말한다. 이름 그대로 ‘돌다(tornare)’ 라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말인데, 태풍과는 달리 수평방향의 규모보다 수직방향의 규모가 큰 것이 특징이다.

이 바람이 한번 불었다 하면 모든 것은 순식간에 폐허가 되고 만다. 미국에서는 1931년에 117명을 실은 83t의 객차를 감아올렸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다. 현재 우리 나라도 이 바람이 불고 있는데, 광우병 바람이 바로 그렇다. 문제는 이 바람을 막을 만한 아무런 방법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 스스로가 우리먹거리를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보면 그나마 큰 위로와 희망을 느끼게 된다.

냉철한 이성으로 문제 접근을
이럴 때 일수록 우리는 감정적인 대응보다 이성적인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 미국이 어떤 나라인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전쟁도 불사하는 나라가 아닌가! 그런 나라에게 우리가 아무리 흥분 한다고 한들 눈하나 깜짝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지금 우리들 감정을 역으로 이용할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보다 더 냉철한 이성을 가지고 문제를 접근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가 보여준 퍼포먼스 자체로도 우리들 의사는 충분히 보여 줬다. 앞으로 남은 문제는 어떻게 재협상을 다시 이끌어 내는가 하는 점이다. 국가 간의 모든 무역은 협상이라는 합법적인 과정을 거치게 마련이다. 하지만 만에 하나 재협상을 이끌어 내지 못하게 되면 국민들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거세게 부는 폭풍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전술전략이 중요
다행스운 점은,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주최 토론회가 열렸다는 사실이다. 이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광우병에 대한 안정성, 광우병 발병 시기 문제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을 펼쳤다. 또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광우병에 대한 과학계 의견을 발표하므로 합리적인 대안을 제공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진작에 이런 토론이 열렸다면 하는 아쉬움도 크지만, 그래도 이만한 게 어디인가. 물론 그런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일시에 해결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무조건 흥분하는 것보다 훨씬 보기도 좋고 체면도 서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되면, 미국도 우리를 함부로 대하지 못할 것이다. 지금부터는 감정에 휩쓸린 선정적인 보도와 무책임한 발언은 자제해야 한다. 우리가 유리한 입장에 서는 길도 그 길밖에 없다. 힘이 없으면 꾀로 해야 한다. 이를 가리켜 전술전략이라고 한다. 지금 우리들에게는 감정의 파고를 넘는 전술과 전략이 동시에 필요한 때다.

해전(海戰)사상 가장 위대하다는 ‘살라미 해전’을 승리로 이끈 ‘테미스토클레스'를 기억하는가? 그는 자그마치 10배가 넘는 페르시아 대군과 겨루어 승리를 했다. 현재 우리에게도 그런 명장과 전술전략이 필요한 때다. 다같이 힘을 모으고 지혜를 짜도록 하자. 그러면 반드시 길이 있을 것이다. 길이 없다면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홍봉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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