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도시 경쟁력은 단순히 자본을 떠나, 그 시가 지니고 있는 문화 인프라에서 찾는 시대가됐다. 특히 지방자치제를 실시하면서 모든 도시들은 나름대로 명품 도시를 만들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건축물이다. 건축물은 마치 사람을 만날 때 작용하는 첫 인상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도시의 성격을 좌우하게 된다. 이런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연희건축사 신재관 소장도 어떻게 하면 광양시가 명품 도시로 갈 수 있는지를 늘 염두에 두면서 건축물을 구상하고 있다.

아름다운 건축 도시를 위해

연희건축사사무소(이하 ‘연희건축’)는 포스코 협력업체로, 크고 작은 많은 건물을 설계해 왔다. 신재관 건축사도 포스코 건설본부의 설계부 시절부터 23여년 건축설계와 감리, 시공을 두루 접해온 베테랑이다. 그러던 중, 광양 4고로가 완공되면서 포스코 건설본부 인원들이 대부분 포스코건설로 옮겨갔으나, 신 건축사는 설계감리 전문회사인 포스에이씨종합감리건축사사무소(이하 ‘포스에이씨’)에서 근무하게 됐다.

그리고 여기서 닦은 모든 노하우를 기반으로 2002년 7월 연희건축을 개소해 현재에 이르고 있으며, 포스에이씨 협력업체로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는 경제자유구역청의 디자인심의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신대지구의 공동주택 디자인개념 확립에 적극 참여할 뿐 아니라 광양시가 명품 건축도시로 성장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이제 땅만 있으면 건물을 짓는다는 생각은 재고해야 합니다. 하나의 건축물은 그 도시의 얼굴과 같기 때문에 전문가들의 자문을 최대한 구해야 합니다.

그래야 명품도시가 될 수 있습니다” 신재관 건축사는 도시건축 디자인에 대해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설계에서 시공까지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해서는 안 될 뿐 아니라, 자연친화는 물론 건물의 심미성까지 갖춰야 한다는 것이 신 건축사가 가지고 있는 건축철학이다.

건축가는 도시의 얼굴을 디자인하는 예술가
건축가는 조각가와 같다. 조각가가 표현하려는 주제에 맞게 재료를 다듬듯이, 건축가도 도시의 환경에 맞게 건축물을 디자인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건축가는 종합예술가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건축물은 한번 세워졌다 하면 쉽게 고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 현재 인류가 남긴 문화유산 가운데 대부분은 건축물이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건축물이 인류에게 끼친 영향이 얼마나 중대한지 한눈에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경제 성장과 더불어 수많은 도시가 탄생했다. 그리고 그 도시의 위상을 재는 척도 중의 하나는 바로 웅장한 건물들이 얼마나 들어섰는가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서울 같은 대도시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건물을 높게 세웠다. 하지만 지금은 양상이 많이 달라졌다. 건물이 도시미관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하나의 콘크리트 공장에 불과할 뿐이라는 사실을 대부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건축가들은 예술적인 마인드를 깊이 고려하면서 건축물을 설계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쏟고 있다. 신재관 건축사 역시 광양시의 도시를 디자인 하는 예술가라는 사명감으로 모든 건축물을 대하고 있다.

조화롭고 친환경적인 건축물을
정부는 지난 10월에 건축법 일부개정법률을 공포했다. 조화롭고 창의적인 건축을 통해 도시경관을 창출하고 건설기술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특별건축구역지정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건축행정의 절차를 투명화하고 민원인의 편의를 증진함은 물론, 건축물의 사용승인 검사내용을 명확히 하려는 것이 개정이유다. 이 법률은 올 1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개정안이 발표되기 전부터 연희건축은 친환경적이며 도시미관을 생각하는 건축물을 설계해 왔다.

연희건축 신재관 건축사는 “미래의 건축은 실용성 뿐만 아니라, 예술성까지 드러낼 수 있는 쪽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문제는 결국 건축사가 가지고 있는 예술적인 감수성이지요. 앞으로 광양시도 자연과 도시의 조화를 동시에 창출할 수 있는 건물들이 많이 들어 설 것입니다” 라며 건축사로서의 깊은 안목을 보여 줬다.

인터뷰/신재관소장

“건축물은 도시의 품격입니다”

건축설계할 때 가장 큰 애로 사항은 무엇인가요?
“대부분 건축사가 그렇겠지만, 시공책정 금액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할 때입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에서 발주한 공공건축물도 예산이 부족한 경우가 있습니다.그런데 공공건축물의 경우에는 건축물의 공공성을 우선시하고 그에 맞는 디자인이나 자재선택 같은 것들이 중요한데, 한정된 예산으로 이런 것들을 표현하고, 만족시키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제 개인생각입니다만 공공건축물의 경우에는 비용이 다소 들더라도 그 도시의 랜드마크로서의 가치와 의미를 부여한다면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광양시 도시계획은 어떻다고 생각하시나요?
원래 행정이란 빠르고 효율적인 것을 추구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다 보니, 도시계획도 그에 따를 수 밖에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지요. 하지만 명품도시가 되는 길은 효율성만 가지고는 안 됩니다. 시의 역사성, 주변 조건과 자연환경 등 여러 가지를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 여건상 그렇게 되기는 또 쉽지 않지요.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인근의 신대지구 같은 경우에는 ‘디자인 심의위원회’를 통해 건축사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참여해 공동주택 등의 도시미관을 업그레이드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 광양시는 타 지방자치단체에 비해 재정자립도가 높은 편이고, 개발이 진행중인 활력있는 도시입니다. 따라서 기존의 위원회를 잘 활용하고 민관이 협력한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건설한 건축물 중에 특히 자부심을 갖는 건물이 있다면?
사무실 개소하고 초기에 설계한 진상복지회관 건물이 애착이 가고, 여수지방 해양수산청에서 발주한 관제센터 건물(포스에이씨 협력작업)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물론, 돌아보면 늘 아쉽고 미련이 남지만 그것은 모든 건축사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일 것입니다.

특히 여수 관제센터는 바다와 여수 특유의 지정학적인 조건과 맞게 설계하느라 힘들었지만 의도한대로 잘 지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 장흥 종합사회복지관도 기억에 남고요, 금호동 주민자치센터 현상설계에서 2등한 것이 가장 아쉬운 기억으로 남습니다. 사실 건축사는 건물을 통해 도시에 생기를 불어 넣는 공공디자이너인 셈이지요. 앞으로 계속해서 광양시가 명품 도시로 가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습니다.

홍봉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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