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광양 일대 아파트 202채를 매입한 뒤 총 100억원이 넘는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은 일당이 검찰에 송치됐다. 지난 4일 전남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 수사2대에 따르면 최근 사기 등 혐의로 A(60대)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의 범행을 도운 8명은 부동산실명법 위반과 사기 방조 등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다. 이들은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광양 일대에서 매매가가 임대보증금보다 저렴한 아파트 202채를 매입했다.

이후 매매가보다 2천만-3천만원 높은 금액으로 임차인과 전세 계약을 맺었는데,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보증 보험에 가입하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안심시켰다. 그러다 전세 계약 기간 종료가 다가오면서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자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까지 보증금 미반환 세대는 121곳, 편취액은 100억원 상당이다. 다만, 이들이 맺은 다른 임대차 계약의 종료일도 하나둘씩 도래하고 있어 피해액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선 A씨 등을 대신해 보증금 총 45억원을 대위변제했다.

피해자 대부분은 부동산 임대차 계약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청년, 신혼부부 등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전세사기 의심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이들의 혐의가 입증된다고 판단, 주범인 A씨를 구속했다. 전남경찰청 관계자는 “서민에게 고통을 주는 전세사기 범죄에 엄정하게 대응하겠지만 세입자들도 상황을 충분히 확인 후 계약을 맺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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