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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수탈의 흔적이 곳곳에... 시간여행자의 도시 ‘군산’<기획> ‘여순10·19’... 역사의 아픔을 기억하는 우리의 방식 ‘다크투어’ ①
  • 김영신 기자
  • 승인 2023.05.1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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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비극과 아픔을 잊지 않는 방법 중 하나는 ‘다크투어리즘’이라 할 수 있다. 1948년 10월19일, ‘동포의 가슴에 총을 겨눌 수 없다’며 제주출동을 거부하고 여수에서 일어 난 ‘여순사건’은 한국 현대사의 ‘큰 아픔’이다.  광양지역도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고 백운산이 있어 피해기간도 길었다. 

다른 도시가 갖고 있는 학살의 흔적, 수탈의 흔적을 찾아 ‘여순사건’의 비극을 알리고, 희생자와 그 유족의 고통과 깊은 상처에 공감하고자 한다. 이와 함께 우리 지역의 아픈 이야기가 생생한 역사 교육의 현장으로 기억될 수 있었으면 한다.            <편집자 主>


 

군산은 일제강점기 수탈의 흔적을 한눈에 돌아 볼 수 있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시간여행자’의 도시다. 1899년 부산·원산·제물포·경흥·목포·진남포에 이어 일곱 번째로 개항한 군산항은 당시에는 작은 포구에 지나지 않았지만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조선으로 이주하고 수탈이 본격화되면서 점점 그 규모가 커지기 시작했다.

일제는 효율적인 수탈을 위해 내망굴을 파고 내항에 ‘뜬다리부두’를 만들었으며 도로를 포장하고 경암철길 등 철도를 개설했다. 집도, 사찰도 당연히 그들의 방식대로 짓고 살았다. 지금 남아있는 ‘히로쓰 가옥’이 군산에 남아있는 대표적인 일본인 가옥이다. 영화 ‘장군의 아들’이 촬영된 곳이기도 하다.

신사참배를 하던 동국사는 1909년 일본 승려가 창건, 일제강점기 36년 동안 일본 승려들의 근거지였다가 1945년 8월 15일 해방과 동시에 우리 품으로 돌아 온 절로, 동국사 마당에는 지금 일본 승려의 ‘참사문(참회와 사죄의 글)’과 ‘군산평화의 소녀상’이 함께 서있다.  

이 밖에도 구 군산세관, 일본 제18은행 군산지점, 조선은행 군산지점 등 일제강점기 근대 건축물들은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어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찾아와 수탈의 역사를 체험하고 간다. 수탈의 흔적이 많이 남은 항구도시 군산. 군산항을 중심으로 아픈 역사의 현장이 밀집되어 있어서 동선이 길지 않은 구조를 가진 군산시는 ‘다크투어‘를 원도심을 살리는 도시재생사업의 핵심으로 삼고 2008년부터 발 빠르게 나섰다. 

조선은행, 일본 제18조선은행, 적산가옥 등 일본식 근대건축물인 수탈의 흔적을 미술관으로, 갤러리와 카페로 활용해 일제강점기 뼈아픈 역사를 ‘관광자원’으로 바꾼 결과 3년 전 500만명의 관광객을 돌파했다고 한다. 군산시는 기존의 건축물들을 역사교육의 현장으로 활용하는 것 외에도 도시의 근대사를 체험할 수 있는 ‘군산근대역사박물관’과 강제징용으로 끌려간 일본광산의 조선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엮어 ‘일제강점기군산역사관’을 새로 지었다.

서해안의 중요한 항구였고 넓은 곡창지대 호남평야가 지척이던 군산은 그래서 일제의 눈독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내 땅에서 내 피와 땀으로 생산한 곡식들을 강탈당하고 아파하던 항구도시 군산은 이제는 전국의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두 번째 가라면 서운한 ‘다크투어리즘’의 대명사가 됐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김영신 기자  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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