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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셈’ 보다 ‘속심’을 알아주는 것이 중요물박정후 -287
  • 홍봉기 기자
  • 승인 2023.05.10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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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박정후는 ‘물건은 다소 부족하지만 정은 두텁다’는 뜻으로, 남과 사귐에 있어서 선물이나 향응(饗應)은 변변하지 않다 하더라도 정의(情誼)만은 두터이 한다는 의미다. 사실 요즘 시대에 이런 고사성어가 먹힐 리는 없지만, 그래도 사람이 살다보면 자신이 물건으로 취급당하는 것 보다 마음으로 대해 주기를 원하게 되는 법이다. 아마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런 대우 받기를 원할 것이다. 

물론 마음과 더불어 푸짐하게 향응하는 대접이라면 금상첨화이겠지만 종종 그렇게 하지 못할 때도 있는 법 아니겠는가. 현대인들이 스스로 고독하고 외로운 이유 중의 하나도 마음을 자꾸만 물질로 산출을 하려고 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상하게도 자신의 마음이 물질로 수치화(數値化) 되는 것에 대해 사람들은 수치감(羞恥感)과 모멸감을 가진다. 계산에 지나치게 밝은 사람들이 친구들을 오래 사귀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는“ 세상은 주고 받는 법칙에 의해 움직인다”고 철썩같이 믿는다는 점이다. 생각하면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의 마음은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내가 준 것에 상응하는 뭔가를 돌려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면 깊은 관계를 이어갈 수 없다. 

설령 세상의 법칙이 주고 받는 법칙에 의해 돌아간다 해도, 사람을 사랑하고 이해하는 것만큼은 그렇게 되지 않는다. 때론 모든 것을 다 주고 싶어질 때가 있는 게 사람의 마음이니까 말이다. 흔히 불가에서 말하는 시절인연도 마찬가지다. 마음과 마음이 전제되지 않는 관계는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처럼 끝내는 버려지고 만다. 그렇다. 상대방의 ‘속셈’을 헤아리려 하지 말고 ‘속심’을 알아 줄 때 좋은 관계는 지속되는 법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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