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경사(寶鏡寺)로 발걸음을 옮겼다. 보경사는 1421년의 역사를 가진 포항의 대표적인 사찰이다. 답사前 예습을 하고 왔는데 5층석탑, 원진국사비, 적광전, 문비의 자물쇠, 신방목을 세밀하게 보고 싶었다. 먼저 보경사 역사관에 들렸는데 불교미술을 전공한 학예사가 직접 해설을 해 주셔서 후불탱화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차분하면서 꼼꼼하게 시간을 넘겨 해설해 주시던 모습이 글을 쓰는 순간까지 각인되어 온다. 기억에 남는 시간 이였다. 

보경사는 불국사의 말사로서 602년 대덕 지명에 의해 창건 되었고 원진국사에 의해 중창 발전하게 되었다. 400년 된 탱자나무를 베지 않고 보존해 주어서 고마웠다. 아담하면서 옛 정취를 느낄 수 있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찰 이였다. 보경사 아래에서 맛있는 산채정식을 먹었다. 집에서 만든 도토리묵이 별미였고 식당 주인아주머니가 참 친절했다. 기분 좋은 오후 일정이 시작 되었다. 

구룡포 호미곶 가는 길에 노랗게 수채화로 그려진 유채꽃 들판을 만났다. 와 ~ 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드넓은 노란 꽃물결이 푸르른 하늘과 맞닿아 커다란 감동을 주는 곳 이였다. 유채꽃 단지의 규모가 33ha(10만평)나 된다고 했다. 농업도 이제 관광과 접목해서 고부가가치를 높여 나가고 있다. 농업인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의해 조성된 ‘호미반도 경관농업단지’ 유채꽃밭은 농업인과 행정이 협조해서 관광 상품을 만들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었다.
 
이제 포항의 상징이 된 호미곶 상생의 손을 만날 차례이다. 상생의 손은 포항시 호미곶 해맞이 광장에 위치한 기념물 이다. 인류가 화합하여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자는 의미로 바다에는 오른손이 육지에는 왼손이 있다. 우리는 포항에 온 기념을 남기기 위해 최대한 멋진 포즈를 잡고 사진을 찍었다. 

우리 광양에는 어떤 조형물을 만들어 랜드마크로 삼아야 할지 고민해 보아야 할 것 이다. 호미곶은 해돋이 명소로 유명하며 우리 국토 최동단에 위치하고 있다. 지형상 호랑이 꼬리에 해당하는 길지(吉地)로 널리 알려져 있다. 모든 동물은 꼬리에 힘이 있어야 기운을 쓸 수 있고 꼬리로 방향을 설정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무슨 일에 자신이 없을 때 ‘꼬리를 내린다’라고 하는 것도 이러한 연유 때문이다.    

▶ 다음호에 계속        전라남도문화관광해설사 나종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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