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준금리 인상이 멈춘 가운데 예금금리도 하락하고 있다. 특히 주요 시중은행은 물론 높은 금리를 제공하던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에서도 연 4% 정기예금 상품은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지난 19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전국 19개 은행이 금리를 공시한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은 모두 39개로 이중 38개 상품의 최고금리가 연 4% 미만으로 나타났다. 

공시에 참여한 19개 은행에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IBK기업은행과 산업은행과 같은 국책은행, BNK부산은행 등의 지방은행, 케이뱅크를 포함한 인터넷은행이 모두 포함됐다. 이들 은행의 대표 상품 39개 중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예금상품은 Sh수협은행의 ‘첫만남우대예금’으로 연 2.95%의 기본금리에 최근 1년 이내 수협은행 예·적금 계좌 미보유, 첫거래 우대, 마케팅 동의 등의 조건을 모두 총족할 경우 연 4.0%의 최고금리를 적용한다. 나머지 38개 정기예금의 경우 모두 최고금리가 연 4.0% 미만 상품이다. 

금리가 높은 대부분의 상품은 지방은행 상품이거나 우대조건이 까다로워 충족하기 쉽지 않다. 5대 시중은행 중에서는 NH농협은행의 ‘NH고향사랑기부예금’이 최고 연 3.80%의 예금 금리를 제공하지만 고향사랑기부금 납부 등의 조건이 있다. 별다른 조건 없이 누구나 최고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시중은행 대표상품인 ‘우리 WON플러스 예금’이나 ‘하나의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는 연 3.50%,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은 연 3.40%,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은 연 3.37%를 제공한다.

모두 최고금리가 현재 기준금리(3.5%)와 같거나 오히려 더 낮은 셈이다. 특히 이를 포함해 총 39개 정기예금 상품 중 절반가량인 19개 상품의 예금 금리(1년 만기)가 기준금리 이하로 나타났다. 기준금리가 연 3.0%였던 지난해 11월 초만 해도 5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1년 만기 기준 연 5%를 웃돌아 기준금리 대비 2%포인트(p)가량 높았다.

그러나 기준금리가 연 3.5%로 상승한 지난 1월 20일 5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연 3.67∼3.95%로 기준금리를 소폭 웃도는 데 그쳤고 이후 기준금리는 변동이 없는 가운데 정기예금 금리만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예금 금리가 내린 영향은 금융당국이 지난해 말부터 수신 경쟁 자제를 요청한 데다 기준금리 인상이 종료에 가까워지면서 시장 금리마저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멈추면서 당분간 연 4∼5%대 이자를 주는 고금리 예금상품은 찾아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이자 생활을 하는 연금소득자나 퇴직자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관내 모 금융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갑자기 수신금리가 하락하자 은행권을 옮겨타는 추세가 줄었지만 또 조만간에 수신금리를 4% 이상으로 높일 가능성도 다분한 만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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