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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의 전부를 내어줌으로 행복한 사람임명흠 목사
  • 광양경제신문
  • 승인 2023.03.22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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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울지마 톤즈>는 아프리카 수단에서 봉사하다가 암으로 세상을 떠난 고 이태석 신부의 삶을 담고 있다. 영화는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감동과 눈물로 물들었다. 남수단과 북수단의 분쟁으로 내란이 끊이지 않아 가난과 질병, 굶주림으로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나라로 날아가 생의 전 삶을 수단 사람들의 슈바이처로 살다 48세의 젊은 나이로 불꽃같은 삶을 마감한 이태석 신부, 필자는 그에게서 예수님의 형상을 보았기 때문에 존경하는 마음으로 그를 소개해야 한다는 의무를 느꼈다.

이태석 신부는 의사로서의 편안한 길이 열려있었지만 모든 것을 내려놓은 채 힘든 사제의 길을 택했다. 그리고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수단으로 날아가 병원과 의사가 없는 톤즈에 둥지를 틀었다. 그곳에서 그는 종교와 인종을 넘어선 인류애적 따뜻한 진료와 인술을 펼쳤다. 4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 주민들과 함께 직접 벽돌을 찍어 병원을 세우자 많은 사람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모여들었다. 특히 한센병과 결핵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는 이동 진료도 하며 톤즈 사람들의 손과 발이 되어 주었다.

또한 그가 한 일은 톤즈 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짓는 일이었다. 그는 12년 과정의 학교를 설립해 고등학교 과정의 수학을 직접 가르쳤다. 힘들고 어려운 수단의 앞날에 희망의 빛을 심어주는 길은 자라나는 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여 그들이 스스로 일어서 모국의 앞날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상처받은 아이들의 마음을 음악으로 치료하기 위해 35인조 브라스밴드를 조직하여 학생들에게 악기연주를 가르쳤다. 한국 지인들의 도움으로 단복을 입혀 총 대신 악기를 들고 정부의 각 기관에서 실시하는 행사에 참여해 연주했다.

그로 인해 톤즈 사람들은 아픈 몸과 마음을 치료받을 수 있었고, 아이들은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그 결과, 전쟁으로 얼룩진 톤즈 사람들에게는 희망의 빛이 내리쬐는 듯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다른 사람들을 성실히 돌보느라 미쳐 자신의 몸을 돌보지 못했던 그는 대장암 진단을 받고 투병을 하던 중 우리 곁을 떠나고 말았다. 그가 미래가 보장된 의사의 길을 포기한 이유는 무엇 때문이었을까. 그는 말했다. “마음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었습니다. 의사로 살면 편안히 살 수 있었겠지만 행복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한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썩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진리대로 이태석 신부는 죽음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많은 생명으로 부활했다. 그는 한 알의 밀알로 죽었지만 그 씨알은 10년 만에 한국에 유학한 57명의 수단 청년들이 의사들이 되었고, 이태석의 정신으로 의료활동을 시작함으로 수단의 별로 빛나고 있다. 그랬다. 그는 먹고 살기 위해서 억지로 하는 일이 아닌, 하면 할수록 행복한 일을 하기 위해 ‘편안한 삶’ 대신 ‘섬김의 삶’을 택한 것이다. 이 신부가 우리 곁을 떠난 지 어느덧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국적과 종교를 막론하고 아직도 그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생생히 살아 있다. 

우리 사회가 날로 각박해지고 이기주의가 심해지고 있는데, 이 영화를 통해 그 누구보다 말없이 구체적인 사랑을 실천했던 이태석 신부의 삶이 우리들에게 조금씩 젖어들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 신부와 같이 우리도 희망을 주는 사람으로 살아간다면 행복한 삶이 아닐까? 인간은 누구나 행복할 권리와 의무가 있지만, 동시에 행복에 이르는 참 길이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탐색해야 할 것이다.

행복은 많은 소유에서 오지 않는다. 높은 지위가 행복을 약속해 주지도 않는다. 학식이 행복으로 이끌지 않는다. 높은 학문이 더 큰 번뇌를 가져오는 경우도 많다. 참된 행복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믿음, 고통(고난)을 참아내는 인내, 상대의 허물을 덮어주고 용서를 베푸는 데서 오는 기쁨이다. 결국 행복은 나를 채우는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채우는 사랑의 실천에서 완성되는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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