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연재 포토에세이
“상처 치료 중”
  • 김영신 기자
  • 승인 2023.03.22 10:41
  • 댓글 0

계절이 바뀌는 것과 상관없이 언제나 그 자리에서 조용히 자기 몫을 해내는 나무에게도 상처가 있다. 나무의 상처도 벌레, 딱따구리, 들쥐, 태풍과 같은 ‘관계’에서 오는 것처럼 사람의 상처도 그렇다. 상대방의 말 한마디,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 이루지 못한 목표, 꿈, 삶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패배감이 생채기를 낸다.

또, 봄날 꽃구경 가서 가시에 찔리고, 요리를 하다 칼에 베이는 등 일상 속에서 입는 외면의 상처처럼 받기도, 주기도 하며 복병처럼 숨어있는 크고 작은 상처들을 마주하며 살아가고 있다. 살아가면서 그렇게 뜻하지 않게 입거나 자신도 모르게 타인에게 주는 상처들...그런 상처들을 어떻게 대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상처에 장사가 있을까마는 어떤 이는 파괴됐다 여길 것이고 어떤 이는 자신을 키우는 또 하나의 힘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상처에 약을 바르고 치료하는 행위가 필요한 이유는 때론 그것이 사람을 키우는 힘이 되기 때문이기에 이미 나 버린 상처를 들여다보며 울고 있기엔 시간이 너무 아까운 것이다. 

언젠가 시간이 지나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오히려 그때 그 시절 그 상처가 있었기에 ‘지금’이 행복하다고 여길 때가 오게 되므로......마음 밭에서 자신도 모르게 자라고 있는 상처를 돌보고 치료하지 않으면 깊숙이 차지한 그것이 자신을 평생 아프게 할지도 모른다. 더 늦기 전에 사람의 상처도 그렇게 치료가 되어야 한다고, 사람들의 발길을 제한하고 치료 중인 나무를 보며 생각한다.    

김영신 기자  genews@hanmail.net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영신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