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나른하게 느껴지던 지난 일요일 오후, 커피도 한잔할 겸 광양읍내로 마실을 나갔다. 봄 햇살에는 수면제 가루 성분이 들어 있는지 자꾸만 눈꺼풀이 무겁게 내려왔다. 그래서 청바지에 손을 찔러 넣고 요즘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는 인서리공원 주면 골목길을 찾았다. 쇠락한 원도심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 지난해 12월 문을 연 인서리공원(01)은 광양읍 읍내리·인서리 일대 크고 작은 14채의 한옥을 문화공간으로 재생시킨 복합문화공간이다. 

인서리공원이라는 이름에 쓰인 ‘인서리’는 지명에서 가져왔고 ‘01’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공원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처럼 문화예술공간으로 재생시킨 인서리공원은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리며 빠르게 유명세를 타고 있다. 벌써 배우 예수정씨도 하루 머물다 갔다. 인서리공원은 박소윤 대표가 책임을 맡고 있는데 박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알아주는 바른손팬시 박영춘 대표의 딸이다. 인서리복합공원 주변으로 다양한 공간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곧 있으면 ‘예담창고’, ‘아트리움’ , 옛이야기를 담은 스테이 ‘다경당’, ‘홰경당’, ‘예린의 집’ ‘갑빠오’ 등으로 변신했거나 변신을 하면서 방문객을 맞고 있다. 

특히, 인서리공원은 전남도립미술관, 광양예술창고, 광양불고기특화거리 등과 삼각형 구도를 이루며 보고, 맛보고, 즐기려는 관광객들에게 대만족감을 주고 있다. 인서리공원은 지역 주민들에게는 일상의 쉼터이자 예술의 향기를 느끼게 해주는 문화공간이고, 관광객들에게는 오래된 골목을 거닐고 오래 머물며 광양의 숨겨진 가치를 발견하게 해주는 공간으로 변신하며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특히 이 골목 저 골목을 어슬렁거리며 걷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힐링되는 것은 물론, 마치 시간이 정지되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된다. 오랜 세월을 안고 있는 고택과 골목은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요즘 같이 볕 좋은 봄날, 읍내 인서리공원 주변 골목길을 꼭 한번 걸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아이들과 손을 잡고 걸어도 좋고, 여인들과 팔짱을 끼면서 걸어도 딱이다. 이렇게 봄 햇살을 맞으며 걷는 산책이야말로 마음으로 먹는 보약이 아닐까 싶다. 봄이 가기 전에 당신도 꼭 한번 들러 마음의 보약 한첩 섭취하기를 바란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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