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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람은 잠을 안자고 그린당께”탐방 | '광양읍 교촌마을 경로당'
  • 김영신 기자
  • 승인 2023.02.22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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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공부 하는 날, 어르신들이 따뜻한 경로당에 모여 앉았다.
자잘한 크기의 고구마를 한 양푼 삶아서 방문객에게 권한다.

‘교촌마을 경로당 이용 당부사항’ 경로당 이용 十誡命?...벽에 붙은 글이 참 좋다.
1. 남의 이야기를 먼저 듣고 아는 척 잘난 척 나서지 맙시다.
2. 같은 말을 반복하지 말고 잔소리를 하지 맙시다.
3. 입을 조심하여 남의 결점을 말하지 맙시다.
4. 돈에 너무 집착하지 맙시다.
5. 가까운 사이라도 속에 있는 말을 다하지 맙시다.
6. 심각하지 않다면 아프다는 말을 하지 맙시다.
7. 밖에서는 가급적 가족얘기는 하지 맙시다.
8. 참을 인(認)자를 하루 세 번만 생각하면 살인도 면합니다.
9. 남의 흉이 하나면 내 흉은 열입니다.
10.매사를 좋은 쪽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지냅시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톨스토이의 글보다 더 깊이 다가온다. 하나하나 짚어가며 읽다보니 과연 그렇게 살고 있는지 어느새 ‘자기반성‘을 하고 있다. 한글 공부를 마치고, 쭈글한 손과 언젠가 희미해질지 모르는 뇌 기능을 위해 한글 선생님이 준비해 온 도안에 알록달록 색칠을 하느라 바쁘다.  

“어쩌면 이렇게 꼼꼼하게 잘 하실 수가 있어요?”
“저 사람은 잠을 안자고 그린당께” 몰입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소녀들처럼 맑고 아름답다. 
어르신 한 사람 한 사람은 모두 삶의 지혜가 담긴 한 권의 책, 교촌 마을 경로당에 모인 어르신들도 그렇다.
도안에 색을 입히듯 아직 다 쓰지 못한 책 속 한 페이지를 그렇게 꾹꾹 채워가고 있다.      

김영신 기자  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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