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가리켜 환경의 동물이라고 말한다. 인간은 누구나 할 것 없이 환경에 강한 영향을 받는 존재다. 그러나 인간만 그러는 것은 아니다. 식물도 마찬가지다. 특히 토양과 기온은 거의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환경의 중요성과 관련된 고사 중에 귤화위지(橘化爲枳)가 있다. 

‘강남의 귤을 강북에 옮겨 심으면 탱자가 된다’는 뜻으로, 춘추전국시대 제나라 재상인 안영이 제나라를 업신여기고 자신의 볼품없는 외모를 조롱하는 초나라왕에게 기죽지 않고 대답한 말에서 유래되었다. 이 고사는 기후와 풍토가 다르면 동일한 성질을 가진 나무도 그 성질이 달라지는 것처럼 인간 역시 주변 환경이 어떤가에 따라서 생각과 행동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로 활용되고 있다. 

이와 비슷한 표현으로 "마중지봉(麻中之蓬)"이 있다. '삼(麻)밭 속(中)의 쑥(蓬)대'라는 뜻으로, 아무리 휘어져 바닥에서 자라는 쑥도 위로 뻗어 자라는 삼밭 속에서 함께 나면 똑바로 위를 향해서 자란다는 뜻이다. 아니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맹모삼천(孟母三遷), 斷機之戒(단기지계) 라는 고사성어 역시, 보다 좋은 환경을 마련하고자 하는 인간들의 보편적인 의지의 표현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결과를 환경 탓으로 돌리자는 것은 아니지만 환경이 미치는 영향이 그 만큼 절대적이라는 것을 강조하고자 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고사를 많이 알고 있는가가 아니라 그 알고 있는 고사를 적절하게 생활 속에서 활용할 줄 아는 지혜다. 그렇다. 지금 내가 머무르고 있는 곳이 나를 변화시키고 성장시키는 거룩한 지성소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