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가의 원수이다. 원수(元首)라는 사전적 의미는 한나라에서 으뜸가는 권력을 가지고 나라를 통치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우리나라는 대통령중심제로서 행정부와 입법부를 엄격히 분립시켜 상호간에 대등한 관계를 유지하는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충실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행정부가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지고 모든 국가정책을 수행해 나간다. 결국 모든 정책의 최종책임을 대통령이 지도록 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75년의 민주공화국의 역사 속에 13명의 대통령을 배출했다. 이승만, 윤보선, 박정희, 최규하,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이다. 13명의 대통령 중 김영삼,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대통령을 직접 만나보았다. 

그리고 김대중대통령은 꿈에서 두 번 뵙게 되었다. 다섯 분의 대통령을 직접 만나본 것이 많은 숫자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분들을 만나볼 때마다 느끼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것은 커다란 기운을 느끼고 후광(後光)이 몸을 비추고 있다는 강한 느낌을 받은 것이다. 

나는 젊은 시절 부산에서 직장생활과 개인사업을 했던 관계로 김영삼 前대통령과 인연이 있었다. 신민당 총재시절 헌정사상 초유의 국회의원직 제명사태를 당할 때와 부산 서구에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때 그분을 만나게 되었다. 단단한 체구와 굳게 다문 입술에서 사나이의 의기를 느낄 수 있었다. 제 14대 대통령에 당선되어 청와대 행사에서 만나게 되었으니 인연이 참 깊은 편이다.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라는 민주주의의 신념을 굳게 지켜온 분으로 평가하고 싶다. 

노무현대통령을 처음 만난 것은 1990년경 부산상고 운동장에서 였다. 출장 중에 도로가 막혀 버스가 정차하고 있었는데 노무현 당시 국회의원 목소리가 우렁차게 들려왔다. 나는 기사께 양해를 구하고 버스에서 내려 노무현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발걸음을 빠르게 옮겼다. 혈혈단신으로 거대 권력에 맞섰던 바보 노무현을 좋아했었다. 그를 처음 보았을 때 왜소해 보였고 투박한 시골티가 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의 눈빛과 한일자로 깊게 가로질러진 이마의 주름은 범상치가 않았다. 

정몽준후보를 경선에서 누르고 이회창후보를 본선에서 꺾으며 제16대 대통령이 되었을 때 함께 회의를 하는 자리에 참석하게 되었다. 각본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발언의 기회를 주고 관계 장관의 업무태도를 질책하던 그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 노무현대통령은 후보 시절에 광양 옥룡사지의 샘물을 마시고 힘을 얻었다고 널리 알려져 있다. 

이명박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직시 서울시가 주관하는 행사에 광양특산물을 판매하면서 만나게 되었다. 대통령을 꿈꾸던 이명박시장은 당시 박준영전남지사를 통해 전남의 특산품을 대대적으로 구매했다. 나는 행사장에서 이명박시장에게 광양특산물을 소개하고 홍보했다. 덕분에 광양특산물은 행사장 물품은 동이 나고 다시 광양에서 물건을 가져와야 될 만큼 매출을 많이 올렸다. 그곳에서 김윤옥여사를 만나게 되었고 김여사는 후일 광양을 방문하게 되었다. 이명박대통령은 미소 속에 치밀한 계산이 함께했다. 

박근혜대통령은 후보시절 한국문화원연합회 전국대회에서 만나게 되었다. 나는 행사요원처럼 움직이면서 박근혜후보의 바로 뒷좌석에 앉았다. 그리고 행사 내내 그의 움직임을 살펴보았다. 단상에서 축사를 하는 그의 모습은 그동안 생각해 왔던 기대 이상으로 연설을 잘하였다. 단아한 자세, 또렷한 음성은 잘 준비된 대통령 후보였다.
하지만 제18대 대통령에 당선되어 여러 가지 실책 때문에 탄핵을 당한 실패한 대통령이 되었다. 다만, 여성으로서 대단한 자기 절제력과 강인함을 가진 정치인으로 기억 되어진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인 2016년 6월 8일 광양매천생가를 방문하였다. 당시 김경수국회의원을 비롯한 수행원들과 함께였다. 필자는 문화관광해설사로서 문 후보를 안내했는데 한눈에 깨끗한 선비라는 느낌을 받았다. 매천선생님의 초상화에 큰절을 올리고 부드러운 미소를 보이며 앉아 계시는 그분께 나는 매천의 언행일치된 삶과 애국심에 대해 설명하고 ‘매천야록’의 가치와 절명시 4수를 낭송하며 해설을 마쳤다.

후보께서는 “귀에 쏙쏙 들어오는 멋진 해설 고맙습니다”라며 덕담을 건네 주었다. 오래된 감색 양복에 평범한 와이셔츠, 그리고 낡은 구두, 검소하고 진실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제19대 대통령에 당선되고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장에서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 자격으로 문대통령을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새로운 대통령과 함께 하고 있다. 아침, 저녁으로 TV에서 만나는 우리 정치인들을 바라보면서 ‘서로 마음을 합해 국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상생의 정치’를 실천해주기를 간절히 기원할 뿐이다. 5년의 세월은 또 그렇게 지나갈 것이다.

지난 대통령들의 모습에서 현 대통령의 미래 또한 예견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의 강은 오늘도 소리 없이 우리에게 교훈을 주며 흘러가고 있다. 2023년 계묘년 새해 우리 조국 대한민국과 국민 모두의 건승과 행복을 기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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