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토끼의 해를 맞이하여 모든 사람들이 더욱 지혜롭고 풍요롭게 살아가는 근심 걱정이 없는 행복한 한 해가 되기를 염원한다. 매년 새해를 맞이할 때가 되면 고민이다. 어떻게 새해를 맞이해야 정말로 뜻있게 맞이했다고 할 수 있을까. 어떤 사람들은 새해 첫날 산 정상에 올라가서, 어떤 사람은 바닷가에 가서 치솟는 해를 보고 소원을 빈 뒤 인증 사진을 찍고 떡국을 먹은 것으로 뜻있게 맞이했다고 할 것이며, 어떤 사람들은 사찰과 교회, 성당과 교당에서 예불과 기도, 법회를 보면서 한 해의 소망을 빌고 덕담을 나누면서 새해를 뜻있게 맞이했다고 할 것이다.

원불교 제2대 정산 송규 종사는 “새해의 새로움은 날에 있는 것이 아니요, 우리의 마음에 있는 것이며 따라서 새로운 마음으로 공부와 사업에 더욱 정진하는 것이 새해를 맞는 참뜻이라, 그러므로 새 마음을 챙기면 늘 새날이요 새해며, 이 마음을 챙기지 못하면 비록 새해가 와도 참다운 새해를 맞이하지 못하나니라.”(정산종사법어 권도편 27장)고 하였다.

나는 과연 계묘년 새해를 맞이하여 새 마음을 챙겼는가, 챙겼다면 어떤 새 마음을 챙겼는가를 반조해보았다. 여기서 말하는 새 마음이란 새롭게 무언가를 시작하고자 하는 마음을 말하고 또한 무언가 이뤄지기를 소망하고 희망하는 마음과 과거에 가라앉았던 마음이나 느슨한 마음, 잊어버리거나 놓아버린 마음들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추어 잡으며 챙기는 마음을 말한다.

계묘년 새해를 맞이하여 나는 다음과 같은 마음들을 챙겨서 참다운 새해를 뜻있게 맞이하고자 다짐해보았다.

첫째는 감사한 마음이다. 감사란 고맙게 느끼고 생각하는 마음이다. 이 세상에서 은혜를 발견하여 감사 생활하는 이가 제일 잘 사는 이고, 해독을 발견하여 원망 생활하는 이는 제일 못사는 이라고 했다. 특히 나를 힘들게 하고 괴롭게 하며 해치려 하고 못살게 하는 낮은 인연이 혹여나 있을지라도 원수로 보지 않고 ‘저 사람이 나에게 공부할 기회를 주고 내 앞길을 열어 주는 스승이구나.’ 하며 은혜로 알아서 ‘그럼에도 감사’할 수 있도록 더욱 마음을 챙기며 살아야겠다.

둘째는 만나는 모든 인연들을 더욱 소중히 하며 공경해야겠다.
남녀노소 선악귀천을 막론하고 한분 한분이 다 나에게 죄복(罪福)을 줄 수 있는 권능을 가진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소중한 인연들임을 알아서 더욱 나를 낮추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임해야겠다. 아무리 미천하고 나약한 노약자일지라도 더욱 존엄하신 부처님과 예수님과 같은 분으로 알아서 항상 가볍게 여기거나 무시하지 않고 늘 존경심을 갖고 모시고 섬기는 마음으로 살아야겠다.

셋째는 말을 더욱 심사숙고해야겠다.
말은 사람의 품격과 인격을 대변해주고 마음을 담는 그릇이다. 말 한마디에 죄와 복이 오고 가고, 말 한마디에 사람이 죽기도 하고 살기도 한다. 따라서 한마디 말이라도 함부로 하지 말고 신중히 하라고 했다. 요즈음 많은 지도자들이 말 한마디 때문에 곤혹을 치루고 죄를 범하는 것을 종종 볼 수가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나부터라도 말을 더욱 조심해서 절대로 상처 주는 일이 없도록 입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살아야겠다.

넷째는 실수와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고치려고 노력해야겠다.
지난해 전국 935명의 교수들이 뽑은 사자성어가 과이불개(過而不改)다. 과이불개는 허물과 잘못을 알면서도 고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얼마나 정관계 지도자들이 잘못을 하고도 그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고치려고 하지 않아 과이불개를 뽑았을까 싶다. 과이불개하지 않는 사람을 우리는 뻔뻔하고 염치 없는 사람이라고 한다.

나부터라도 새해에는 혹여 실수와 잘못이 있다면 그를 솔직히 인정하고 꼭 고치려는 노력을 보이는 자세로 끝까지 견지하며 살아야겠다. 위와 같은 새해를 맞이하는 참뜻의 다짐들이 1년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계속 지속되기를 바라면서 혹시 아직도 참다운 새해를 맞이하지 못한 분들이 있으면 함께 동참하기를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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