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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열악한 신체 조건 속에서 살아남은 이유는 지혜 덕분
  • 홍봉기 기자
  • 승인 2023.01.03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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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반복되기는 하지만, 다시 계묘년 새날이 찾아왔다. 지금쯤이면 일 년 계획을 세우며 다소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을 것이다. 물론 알고 있다. 신년에 세운 계획들 대부분이 중반쯤 오면 아이스크림 녹듯이 사라진다는 것을. 그래도 계획을 세워 실천하고자 하는 그 마음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아마 다들 체감해서 알고 있겠지만 올해 역시 경제가 녹록해 보이지 않는다. 온갖 경험과 지혜를 풀 가동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계묘년에 생각해 볼 수 있는 고사성어 중에 교토삼굴(狡免三窟)이 있다.

‘꾀 많은 토끼는 굴을 세 개 파 놓는다’는 뜻으로, 〈맹상군열전(孟嘗君列傳)〉에 나오는 고사다. 토끼가 그렇게 굴을 파 두는 것은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힘이 있는 자는 그렇게 할 필요가 없지만 힘이 없는 동물은 항상 생존에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에 그런 지혜가 발달했다. 토끼가 실제 그렇게 굴을 세 개 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인간들 역시 수시로 변하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런 지혜를 간직해야 한다는 교훈을 배울 수 있다.

물론 교(狡) 자는 원래 ‘간교하다’는 뜻이지만, 여기서는 꾀나 지혜로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까지 인류가 열악한 신체 조건 속에서 살아남은 이유가 바로 지혜 덕분이다. 토끼는 힘이 없는 대신에 소리를 잘 듣는 귀가 발달했고, 또 높은 곳을 잘 뛰는 뒷발이 발달했다. 오히려 아래로 내려가는 게 더 불리한 신체구조라는 말이다. 이처럼 올해도 위를 향해 뛰는 토끼처럼 희망을 향해 전력질주 한다면 소기(所期)의 목적은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할 수 있으면 교토사굴도 괜찮다. 위험에 대비하는 것은 좋은 일이니까.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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