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왜 재난을 기억해야 하는 것인가?
  • 광양경제신문
  • 승인 2022.12.28 08:59
  • 댓글 2

한해의 끝자락 연말을 보내는 12월이다. 한해를 되돌아보니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건을 기억하게 된다. 지금 가슴에 떠오르는 단어는 바로 이태원 참사이다. 핼러원 축제에 나온 젊은 청춘들이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축제 현장에서 158명이 비명횡사한 참사를 결코 잊을 수 없다. 축제를 즐기려 간 꽃다운 젊은 아들, 딸들이 다시는 가족의 품으로 올 수 없는 황망한 죽음에 유가족들의 슬픔을 무슨 말로 표현하며 위로할 수 있겠는가?

참사를 참사라고 부르지 못하는 사회는 병든 사회다. 이번 참사는 세월호 사고 이후 발생한 역대급 인재(人災)이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죽음 앞에 선 가족들은 그 원인을 스스로에게서 찾기 시작한다. ‘미리 챙기고 지켜주지 못해서’ ‘어렸을 때 알뜰히 살펴주지 못해서’ ‘빽도 돈도 없어 군대를 빼주지 못해서’ ‘좀 더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그렇게 부모들은 지옥같은 날을 보내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까닭이 자신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세상에선 온전한 마음으로 살아가 수 없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의 고위관리들은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안타까운 마음들이 모여 꽃밭을 이룬 자리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선동성 정치적 주장을 해선 안된다”고 국가의 책임이 아니란 말부터 꺼냈다. 그럼 뭐 때문에 그 많은 사람의 생명을 잃었단 말인가? 국가에겐 그걸 궁금해 하고, 알아낼 의무가 있다. 하지만 이 정부를 책임지고 있는 이들은 그걸 모른다. 그래서 참사 후 한 주간이 지난 11월 7일에야 “비통하고 죄송하다”는 대통령의 말에선 전혀 진정성을 느낄 수 없다.

며칠 전 MBC 스트레이트를 보니 검찰이 10,29 희생자 유족에게 마약 부검 의향을 물어보았다고 한다. 절망 상태에서 몸부림치는 희생자 유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검찰의 인격이 이토록 저질 상태이니 부끄러울 뿐이다. 유족들을 대하는 자세가 이럴진 데 힘없는 민중을 대하는 검찰의 자세는 인간에 대한 동정심은 커녕 폭력자로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으니 두렵고 겁이 난다. 존엄한 인간이라 하지만 인간의 존엄성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기억할 수 있는 능력이 인간 생명의 인간다움이다. 158명의 죽음을 기억한다는 것은 가족의 품에서 사라진 이들의 입장에서, 사라진 이들을 대신하여, 사라진 이들과 함께 잘못을 바로잡는 행동에 나설 것을 우리에게 촉구한다. 누가 그들에게서 삶을 빼앗았는지 책임을 묻지 않고서는 재난이 기억되고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국가와 사회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다면 사라진 이들의 희생에는 억울함 이상의 의미가 부여되기 어렵다. 불평등이 재난인데 앞으로 우리는 불평등의 재난을 어떻게 견디며 살아가야 할 것인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국민 안전은 국가의 무한 책임이라”던 윤 대통령은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에서 “책임이란 있는 사람에게 딱딱 물어야 되는 것이지 그냥 막연하게 다 책임지라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무한 책임’은 그저 공허한 수사였던 것이다. 그래서 대통령 취임 6개월을 지켜본 국민은 윤석열 정부를 ’3무(無) 정권‘으로 규정하고 있다. 1무는 인사의 공정성이 없다. 2무는 경험도 자질도 없다. 3무는 경제와 민생이 없다는 소리다. 보수적 여론조사 기관인 갤럽의 조사 결과조차 윤석열 정부에 대한 최대 긍정평가가 32%에 불과하고, 지지율이 20%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본분을 잊은 비겁한 이들이 국가를 이끌고 있다. 끔찍 세상이다. 책임이 아닌 권력만을 누리는 권력자들의 모습만 봐야하는 국민은 불행하다. 이런 세상을 얼마나 더 견디어야 할까. 지금 시국에 무엇이 중요할까? 첫째도 둘째도 민심이요, 국민 통합의 리더쉽이 절실히 요청된다. 하지만 죄 있는 제집 식구는 덮어두고, 전 정권 탄압에만 몰두하는 검찰공화국의 사정 정국을 보며 성경 구절이 떠오른다. “남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과연 어떠한 지도자들이 성공했는지 나라를 섬기는 지도자들은 역사의 교훈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광양경제신문  webmaster@genews.co.kr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양경제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2
전체보기
  • 김동식 2023-01-01 14:15:47

    목사님
    이렇게 또 한 해가 가네요
    통쾌한 목사님의 글을 통해 가슴이 뚫린 듯합니다
    새해에도 더욱 건강하심으로 좋은글 많이 부탁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   삭제

    • 김목남 2022-12-30 05:19:15

      광야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삭제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