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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혈세' 함부로 쓰지 말아야 ⋯한성수 번역가
  • 광양경제신문
  • 승인 2022.11.23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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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화 광양시장이 3개월 동안 쓴 업무추진비를 보면서, 내 돈이라면 과연 그렇게 물 쓰듯 펑펑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돈을 많이 쓰고 적게 쓰고가 아니라 그 돈을 어떻게 가치 있게  쓰느냐가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정 시장이 쓴 판공비는 과연 가치 있는 곳에 쓰였는지 살펴보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이다. 


지난 10월 말 공개된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에 따르면 정 시장은 취임 후 3개월 동안 총 5028만8000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3개월 만에 5천만원을 넘게 사용한 것이다. 이 수치를 단순하게 적용하면, 1년에 2억, 임기를 마치는 4년이면 8억 정도 쓸 수 있다는 계산(아마 10억 넘게 쓸 것 같지만)이다. 


물론 정인화 시장의 인품으로 볼 때 그러지는 않겠지만, 하여튼 이번 집행 내역에 대해 실망한 것도 사실이다. 돈을 쓴 사용처를 보면 주로 직원격려와 업무간담회 등 식비와 지역특산품 구입 등의 비중에 가장 많이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직원 및 관계자 격려에 1700여만원, 각종 간담회에 1400여만원 등 식비에 가장 많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용된 식비 중 가장 많이 찾은 곳은 이순신 먹거리타운 내에 위치한 한 음식점으로 총 11회에 걸쳐 460여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말 이래도 되는 것인지 스스로 고개를 갸웃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부분이었다.  심지어 하루에 365만원을 소비할 때도 있었다. 물론 어려운 지역경제를 돕는데 모두 사용했다고 믿고 싶다. 


하지만 세금을 그렇게 자신의 쌈지돈 쓰듯 쓰면 안 되는 것이다. 그리고 주순선 부시장은 같은 기간 3280여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 부시장 역시 대부분 특산품을 구입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시장과 부시장의 업무추진비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올해 광양시장 업무추진비 예산은 총 2억8000여만원 책정됐고 부시장은 연간 1억2천만원 정도 집행할 수 있으며 집행내역은 관련 법률 및 시행령에 따라 각 기관 홈페이지에 공개하게끔 되어 있다. 광양시장과 부시장의 집행내역을 보다 보니 나는 자꾸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 중 ‘부임 6조’가 떠올랐다. 거기에 보면 임관 받은 관리가 어떻게 세금을 써야하는지 명확하게 적시하고 있다. 


물론 너무나 뻔하고 당연한 말인데, 문제는 그 뻔하고 당연한 말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다산은 “제배지초(除拜之初) 재불가남시야(財不可濫施也)“라고 기록했다. 임관된 처음에는 세금을 함부로 낭비해서는 안 된다는 뜻인데, 우리나라 공무직들은 피와 같은 국민들의 혈세(血稅)를 너무나 쉽게 낭비한다는 것이 문제다. 


공직자의 됨됨을 알 수 있는 가장 빠른 척도는 바로 세금을 어떻게 쓰는가를 보면 알 수 있다. 이는  세금을 아껴 쓴다는 게 그 만큼 어렵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는 것이다. 하긴 70줄 넘은 사람의 말을 어디 귀담아 듣기나 하겠는가만, 하루하루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자꾸만 눈에 밟혀 쓴 소리를 하지 않을 수 없어 한 마디 건네 본 것이다. 부디 천원짜리 한 장을 쓸 때도 깊이 생각해서 쓸 수 있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그렇게 쓰는 돈의 출처 뒤에는 바로 시민들의 피와 땀이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시민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근본은 세금을 아껴 쓰는 데 있다. 제발 목민심서 부임6조만이라도 다시 한 번 찬찬히 읽어보고 자신의 거울로 삼았으면 좋겠다. 물론 정인화 시장을 떠나 공직자라면 누구나 할 것 없이 모두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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