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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을 없앤 것이 아니라 시민들에게 유익한 휴식 공간 ‘정원’을 만든 것
  • 김영신 기자
  • 승인 2022.11.23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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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앞 광장 시민 숲 정원 조성이 마무리되어 가고 있는 가운데 이를 두고 집회방지 목적이 아니냐며 지역 언론이 1면 탑 뉴스를 싣는 등 ‘이슈’가 되고 있다. 하지만 기자는 좀 다른 생각이다. 다른 생각을 말하기 위해서는 우선 광장과 집회의 사전적 의미부터 짚어봐야 하겠다. 집회는 어려사람이 어떤 목적을 위해 일시적으로 모이는 것, 또는 그런 모임, 광장은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게 거리에 만들어 놓은 넒은 빈터라고 어학사전에 나와 있다.


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지만 최근 3년간 광양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집회를 대강 살펴보면 2020년 2월에 전국건설기계 광양시지회가 ‘부영의 부당한 계약조건’에 대해 항의하며 집회를 가졌고, 같은 해 8월에는 광양민주노총 산하 전국 플랜트건설노조 조합원들이 ‘코로나19’ 감염우려에도 집회를 강행하는 데 대해 광양지역 상공인들이 집회중단을 촉구하는 속에서도 집회를 강행했다. 2022년 4월에는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광양지역 예비후보 30명이 포스코의 지역상생 TF적극 참여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광양시청 앞 광장에 대규모 인원이 운집한 집회는 대부분 건설관련 노조들이었다. 시청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랐지만 집회의 자유가 보장된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청 앞 광장에서 들려오는 소음을 견뎌야 하는 주민들의 생활권은 보장되지 않았다. 고대 그리스 도시의 ‘아고라(agora)’광장, 에스파냐의 말라가주의 콘스티투시온 광장 등 서양의 도시들은 광장을 중심으로 발달해 나갔다고 한다.

광장은 말 그대로 사람이 모이는 곳으로  시민생활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으며 그 주변에는 조각을 비롯한 분수와 나무, 연못들이 조성되어 있어서 시민들의 휴식장소가 되어주기도 했다. 바르셀로나, 마드리드 등 스페인은 모든 도시마다 광장이 있다.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헵번이 아이스크림을 먹었던 광장은 로마에 있다고 한다. ‘이건 옳고 저건 틀리다’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대입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한 발 물러나서  곰곰 생각을 해보면 시청 앞 시민광장에 조성되는 시민정원은 긍정적인 영향이 더 클 것이라는 생각이다. ‘뻥’ 뚫린 그늘 없는 광장에서 들려오는 확성기 소음을 듣는 것 보다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 주는 벤치에 앉아서 물소리, 새소리를 들을 수 있는 광장이 시민들에게 더 유익하지 않을까?


집회의 자유와 시민의 기본권 중 어떤 것을 우선시해야 할지 그건 쉽지 않다. 왜냐하면 억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 집회를 하는 시민도, 또 그 집회 때문에 소음, 교통혼잡 등으로 불편을 겪는 시민도 모두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가진 대한민국 국민이기 때문이다. 


열려있어야 광장이라고 하지만 시민정원이 만들어졌다고 해서 광장이 닫히거나 없어진 건 아니다. 시민광장에 정원이 조성됐다고 해서 집회를 못하진 않을 것이다. 시민정원 주변에 얼마든지 공간이 확보되어 있다. 붉가시나무, 서부해당화, 자귀나무, 대왕참나무, 느티나무, 노각나무, 낙상홍, 미선나무, 화살나무 등 크고 작은 나무들은 이제 시간이 지날수록 여름엔 시원한 그늘이 되어 시원함을 선물하고, 가을엔 낙엽이 되어 낭만을 선물해 줄 것이다. 
금꿩의 다리, 깽깽이풀, 섬초롱꽃, 태백기린초, 타래붓꽃, 해국. 섬기린초 등 계절 따라 피는 다양한 꽃들은 또 얼마나 시민들의 눈을 즐겁게 해줄 것인지 기대가 된다.

김영신 기자  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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