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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년 전 태인도 섬 아이들에게 희망과 용기 심어준 석성자 교장가을 어느 하루, 스승과 제자 만나 따뜻한 情 나눠
  • 홍봉기 기자
  • 승인 2022.10.04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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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태인초등학교를 다녔던 양종모(56세) 씨는 졸업한 지 44년 만에 당시 은사를 만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가 만난 스승은 44년 전 태인초등학교로 첫 발령을 받고 부임했던 석성자 선생이었다. 종모 씨는 꽃다발을 준비하고 석 선생과 만나기로 약속한 장소에서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약속 시간이 되자 단아하고 우아해 보이는 석 선생이 모습을 드러냈다.

종모 씨는 그가 바로 석 선생이라는 것을 한 눈에 알아봤다. 서로를 단박에 알아본 두 사람은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자리에 앉았다. 석 선생은 “종모는 하나도 안 변했네. 그 당시 얼굴이 그대로 남아 있는데”라며 그동안 안부를 물었고, 제자 종모씨는 그런 석 선생을 가볍게 안아 드리며 꽃다발을 건넸다. 그 당시 석 선생은 아주 유별난 교육으로 소문이 자자했다.

"사실 나는 너희들 학력 수준이 상당히 떨어진다는 것을 알고 어떻게 하든지 학력 수준을 끌어 올려 도회지 아이들에게 뒤지지 않는 실력을 키워주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그 일환의 하나로 고전 읽기 반을 만들어 아침6~8시까지 학생들에게 책을 읽도록 만들었으며, 그러한 노력 덕분에 태인초등학교 학생들의 학력 수준이 높아져 광양교육청 장학사도 깜짝 놀랐을 정도였다.

석 선생은 특히 수학에 뒤처지는 아이들을 위해 누구보다 노력을 많이 기울였다. 그래서 저학년 수학책을 모두 교탁에 펼쳐 두고 아이들 수준에 맞는 교육을 시작했다. 그 당시에 이미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맞춤교육을 실천했던 것이다. 이런 그의 뜨거운 교육사랑은 교장 선생으로 진급하는데도 한 몫을 했다. 그 뿐만 아니었다. 음악이 아이들 심성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매일 노래를 가르치기도 했다.

이날 여수 한 카페에서 이어진 만남은 3시간이 넘도록 이어졌다. 초가을로 접어들어서 그런지, 낙엽이 하나둘 바람에 날리며 탁자에 내려앉았고 해 그림자도 짧아져갔다. 그리고 이어진 기념 촬영 때 석 선생의 미소는 빛을 발휘했다.

이날 자리를 함께한 종모씨 친구는 “선생님 미소는 정말 일품입니다. 선생님 미소 전매특허 내셔도 되겠습니다” 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글쓰기에도 남다른 재능을 가졌던 석 선생은 학창시절에는 백일장을 휩쓸고 다녔을 정도로 문학을 사랑했던 소녀였으며 우정사업본부에서 추진하는 글쓰기 대회에서도 여러 차례 수상하는 등 문학에도 탁월한 재능을 드러냈다.

평교사로 교편을 잡았을 때는 학교 교지와 졸업앨범 편집 등을 도맡아 했을 정도였다. 석 선생은 “이제 나의 작은 바람이 있다면 그동안 내가 여기저기 기고했던 글과 꾸준히 써 두었던 글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는 것”이라고 말했다.

석 선생과 만나고 헤어지는 자리에서 종모 씨는 “그동안 선생님의 교육열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더 존경하는 마음이 들었다”며“ 당시 섬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잃지 않게끔 용기를 북돋아 주신 선생님께 다시 한 번 감사 하는 계기가 됐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석성자 선생은 “이렇게 잊지 않고 찾아주어서 정말 고맙다. 다음에 다시 만날 때는 더 많은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우자”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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