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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은 몸으로 하는 명상이요, 철학이다
  • 홍봉기 기자
  • 승인 2022.10.04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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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가을날, 혼자 잔머리가 굴리다가 피곤해지면 가까운 공원을 걷는다. 재수가 좋은 날에는 분수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그 유명하다는 이태리의 트레비 분수는 직접 눈으로 보지 않아 잘은 모르겠지만, 힘차게 솟구치는 우리 동네 저수지 분수가 훨씬 아름다울 것이라 생각한다. (가보지 않는 자는 언제나 이기는 법이다. ㅋㅋㅋ.) 나는 혼자 뒷짐을 지고 느릿느릿 걷는다.

떨어진 낙엽이 노랗게 변색되어 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를 준다. 물들어가는 모습이 나뭇잎마다 다 다르다는 사실만으로도 작은 기쁨을 얻는다. 나는 걸으면서 이것저것 생각을 한다. 산책은 몸으로 하는 명상이요, 철학이라는 말에 절로 동의한다.

발의 자극은 뇌를 깨우고 눈은 다시 생각을 정리하게 만든다. 벤치에 앉아 있으면 청아한 새소리가 들려온다. 물론 공짜 선물이다. 이럴 땐 어떤 음악보다 아름답다고 느낀다.  아름다운 여인들이 삼삼오오 산책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보너스다.

특히 웃는 여자는 더 예쁘다. 웃지 않는 미인 보다 웃는 보통 사람이 더 아름답게 보이는 이유다. 하얀 이를 드러내면서 웃는 여자 앞에 남자들은 너무나 쉽게 마음이 무장해제 된다. 이제 하루가 다르게 가을이 깊어 갈 것이다. 이런 계절에 하는 산책은 우리의 생각을 더욱 여물어지게 만들어 줄 것이다. 아무리 지금 세상이 검색의 시대가 되었다고 해도 머리를 달고 다니는 한, 우리는 사색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

근심할 수(愁)’ 자에 왜 ‘가을 추(秋)’ 자가 들어 있는지 스스로 놀라게 된다. 그렇다. 이별이 시작되는 가을에는 누구나 할 것 없이 근심이 많아지는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런 근심이 우리 삶을 더욱 깊고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는 것. 당신에게 강력하게 산책을 권하는 이유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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