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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할 말이 있으리오”
  • 홍봉기 기자
  • 승인 2022.09.2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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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별별 일을 다 겪게 되는 게 우리네 인생이다. 겉으로는 아무리 행복해 보이는 사람도 막상 그의 가슴을 열고 들어가면  남들이 알지 못하는 많은 고난이 이미 발자국을 남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늘이 사람을 크게 쓸 때는 반드시 그를 수고(愁苦)롭게 한다고 말하는 이유다. 그 중에 이순신 장군도 있다. 그는 나라를 위해 아낌없이 헌신했는데도 모함을 받아 억울한 옥사를 당한 장본인이다.

당시 선조 임금은 필요할 때는 그를 불러 쓰고 또 불리하다 싶으면 그를 버렸던 인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순신은 나라를 위해 ‘백의종군’을 택했다. 한 마디로 계급장 없이 군사의 책무를 다 하라는 뜻인데, 군인에게  있어 이 보다 더 모멸스럽고 수치스러운 일은 없을 것이다.

선조는 원균이 칠천량 전투에서 대패하자 이순신을 다시 삼도수군통제사로 임명하는 교서를 내린다. 그는 편지에 尙何言哉 尙何言哉(상하언재 상하언재)라고 적어 보냈는데 이 말은  “무슨 할 말이 있으리오, 무슨 할 말이 있으리오” 라는 뜻으로 자신의 미안한 심정을 담아 전달한 것이다.

원균의 모함으로 옥고를 치른 이순신은 다시 전투에 임하기 위해 600㎞가 넘는 먼 길을 걸어야 했다. 아마 보통 사람이었으면 ‘버릴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라며 푸념과 체념을 했을 테지만 이순신은 그러지 않았다. 이순신은 오로지 나라와 백성들을 생각했던 것이다. 사사로운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는 그의 넓은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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