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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볕이 불러낸 할머니와 빨래터유영미 시인의 옵스큐라
  • 광양경제신문
  • 승인 2022.09.16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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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사진 한 장 찍어도 될까요?
수줍은 듯 끄덕이시는 주름진 미소가 참곱다

햇살이 참 좋아서
철철 흐르는 도랑물이 좋아서
무엇이라도 들고나와
무념무상 빨래 삼매경 

두 무릎이 어깨만큼 올라와 쭈그리고 앉 은 할머니의 자세는 수십 년 빨래에 
최적화된 듯 안정감마저 든다

돌팍 위에서 주물주물 몇 번,
그 다음 물살에다 그것들을 턱 올리면
비눗물은 순식간에 빠져나가고
다시 한두 번 헤적임 끝에
빨래는 금새 원형을 찾는다

가을볕이 불러낸 할머니와 빨래터,
햇살과 물살이 반죽해 낸 맑은 시간을
감나무 그늘이 오롯이 한 폭 풍경화를 완성한다

(옥룡면 내천마을에서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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