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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영속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 홍봉기 기자
  • 승인 2022.08.0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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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단어는 자기만의 고유한 DNA를 가지고 있다. 어떤 단어는 3천년의 역사를 품기도 하는데,  그 때나 지금이나 인간살이가 비슷하다는 것을 읽을 수 있다. 그 중에 주지육림도 있다.

이 고사는 중국이 신화시대를 넘어 비로소 실제 역사시대로 인정받는 상나라(또는 은나라)제신왕과 관련된 고사다. 처음 그가 왕위에 올랐을 때는 그런대로 정치를 잘 했지만 악녀 달기에 빠진 후부터는 폭군으로 돌변한다. 사마천의 <사기>에 의하면 제신은 별궁을 짓고 연못을 만들어 그곳에 술을 채우게 했다. 또 고기를 나무에 매달아 숲을 만든 다음 수많은 미인들과 벌거벗은 채 밤낮없이 고기와 술을 마셨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사치스럽고 방탕한 생활을 뜻하는 ‘주지육림’은 여기서 나온 고사다. 이 고사가 지금도 여전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은 그렇게 살고 싶어 하는 무의식적인 인간의 욕망이 투영된 까닭이 크지 싶다. 솔직히 말해 쾌락을 싫어할 인간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오죽했으면 천국과 서방정토에는 슬픔도 없고 눈물도 없고 고통도 없는 세계라고 했겠는가. 그런데 참으로 아이러니한 것은, 쾌락은 더 큰 쾌락을 불러온다는 사실이다. 난 더 멋진 여자를 사귈 수 있는데, 나는 더 돈 많은 남자를 사귈 수 있는데, 나는 더 큰 부자가 될 수 있는데 등등 하지만 세상에 영속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게 물질이든 감정이든 말이다. 여기서 한 가지 배울 수 있는 것은, 그러기 때문에 부질  없는 허영심에 갇혀 지금 내 곁에 있는 행복의 수단 즉 가족, 친지, 여인, 친구 등의 소중함을 잃어버리면 안 된다는 교훈이다. 만족이 없는 주지육림은 삶을 망가지게 만드는 함정일 뿐이기 때문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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