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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와 사람, 사람과 쓰레기
  • 김영신 기자
  • 승인 2022.07.26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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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하다고 샀던 물건들이 시간 지나니 효용가치가 떨어지고 재활용 쓰레기통으로 주저 없이 직행했다.
비 오듯 쏟아지는 땀을 훔쳐가며 손 때 묻은 부엌살림, 허드레로 쓰던 오래된 김치냉장고, 눈에 난 식탁의자, 체취가 남은 옷가지, 한번 훑듯 읽은 후에 서가에서 박제 되어버린 책 등등... 한 때 나의 욕망을 채워주며 ‘존재감을 과시하던 그것’들이 한 날 한 시에 쓰레기로 전락하고 말았다.
몇 년에 한번 씩 치르는 나만의 어떤 의식 같은 일, 그런데 하필 더운 날에 일을 벌여놓고 죄 없는 날씨를 원망한다. 날씨가 나에게 의문의 1패를 당했다. 이럴 때 쓰는 한 글자는 ‘헐’이다. 
아무튼 그렇게 정리를 하고 나니 개운한 기분이 드는 건 확실하다.
원망, 분노, 짜증, 서운함, 실망과 같은, 사람들과의 관계가 흐트러질까봐 평소에 잘 표현하지 못하던 마음 저 바닥에 먼지처럼 쌓인 감정의 찌꺼기들도 재활용 쓰레기처럼 과감히 버릴 수 있어야 하는데 잘 되지 않을 때가 있다.
저 사람은 저래서 좋고 이 사람은 이래서 좋아, 그냥 그래, 더 이상 뭘 바래, 그렇게 ‘쿨’하게 정리하면 되는데, 몰지각, 뻔뻔함, 이기심 등으로 뭉친 사람들을 보면 더 그렇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의문의 1패를 당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은데 왜 그러한지 이유를 들어보면 공감이 가는 경우가 많다.
겉은 둘도 없는 신사처럼 ‘멀쩡’해 보이지만 이중성을 들켜버린 사람들, 특히, 언론인, 선출직 공무원을 포함한 공무원, 기업인 등 그 사람이 개인이 아닌, 공인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는 선출직공무원, 사회적 관계를 통해 맺은 사람들을 이용해 이기심을 채우는 사람들, 신망을 얻어야 하는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좁은 지역사회에서 칭찬과 신뢰 대신 욕만 배부르게 먹는 사람들이 있다.
아무리 자기 멋대로 사는 세상이라지만 상식과 몰상식, 지각과 몰지각의 선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은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회구성원들에게 불쾌감을 준다.
‘그런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 그런 삶을 살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해. 알면서 그렇게 살아가는 것 보다는 차라리 모르고 하면 더 나으려나’ 라고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다.
어쨌든 그런 부류의 사람들을 ‘쓰레기’에 비하면 너무 심한 표현일까?
아이쿠, 쓰레기를 버리면서 너무 멀리 와버린 성 싶다. 
생활쓰레기가 많으면 지구가 아프듯 인간쓰레기가 많으면 사회가 병든다.
그런데 나는 다시 눈을 비비고 인터넷쇼핑몰을 배회하는 유랑자가 된다. 
이 무슨 아이러니인가?    

김영신 기자  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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