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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순특별법 1주년 기념 박금만 여순사건 역사화전 열려지난 13일 개막, 광양문화예술회관 제1전시실. 식전 공연, 박금만 작가와의 작품해설 및 대화 
  • 김영신 기자
  • 승인 2022.07.1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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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순사건 첫 민간인 학살 담은 작품 ‘반송쟁이 위의 차가운 심장’...지금까지 500여명 다녀가

광양여순10.19시민연대(대표 박두규)가 준비한 여순특별법 1주년 기념 박금만 작가의 ‘역사화전’이 지난 13일 개막, 지역민들의 깊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지금까지 500여명이 다녀갔다. 
개막 첫날인 13일, 서동용 국회의원, 정인화 광양시장, 서영배 광양시의회 의장, 정종혁 광양교육장 등 지역 인사들과 시민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오는 20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14연대-시작’, ‘장대다리 전투’, ‘반송쟁이 위의 차가운 심장, 조우, ’FRAME2021629‘ 등 여순사건의 시작부터 끝을 표현한 작품 2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만한 작품은 박금만 작가가 2022년에 완성한 작품 ‘반송쟁이위의 차가운 심장(162x130cm), 아크릴물감, 캔버스)’이라는 작품으로 박금만 작가의 최신작이다.
광양의 여순사건을 말하는 이 작품은 1948년 10월 20일 오후에 일어난 여순사건 첫 민간인 학살  ‘주령골 학살 사건’을 그린 것으로 광양출신 이경모 사진에 작가의 예술적 상상력을 더했다. 
주령골은 광양과 순천을 이어주는 길로, 현재 광양 LF스퀘어에서 순천 성가롤로 병원으로 가는 반송재 인근이다.
사진 속 피해자는 당시 서울대 법대 재학중이던 김영배로 학업을 잠시 중단하고 고향 광양에 내려와 있던 중 ‘좌익사상범’으로 몰려 광양경찰서에서 갇혔고, 함께 갇혀있던 다른 민간인 등 26명과 함께 무참히 학살됐다. 김영배는 이경모 사진가의 친구다.
관람객들은 이 사진 앞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광양읍 A씨는 “죄가 있다면 서울대 법대를 갈 만큼 똑똑한 죄 밖에 없다. 도대체 왜, 무엇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억울하게 희생됐는지 화가 난다”며 “이 작품은 여순사건의 광양참상을 말해주고 있다. 작품만으로도 여순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는지, 한국 현대사의 아픈 이야기를 공감하고 널리 알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전시회를 찾은 여순사건범국민연대 관계자는 “늦었지만 광양에서 박금만 작가의 역사화전이 열린 것을 무척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행정의 적극적인 관심과 도움 없이는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은 어렵다”고 말했다.
박금만 작가도 여순사건 당시 할아버지를 잃은 유족으로 박 작가는 그림 작업을 통해 여순사건의 이야기를 기억할 수 있도록 모든 열정을 쏟고 있다.
박금만 작가는 “사진을 보고 그림을 그린다. 사진을 보고 있으면 아프다. 트라우마 센터의 치료를 받아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만큼 많이 힘들지만 작업을 멈출 수는 없다”고 말했다.
1970년 여수 덕충동에서 태어나 세종대학교 미술학과 대학원을 졸업, 지금까지 12회의 개인전과 8회의 단체전, 아트페어 등을 통해 작품세계를 펼쳐오고 있는 박금만 작가는 지금까지 80여점의 여순사건 역사화를 완성했다. 

인터뷰 - 박금만 작가  ----------   

광양에서의 첫 역사화 전시 위해 ‘반송쟁이 위의 차가운 심장’ 그려   
전남도민들이 여순항쟁의 역사를 바로 알 수 있도록 넓은 공간 전시 이뤄졌으면   

“역사화 전시는 11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학교조차 다니지 못한 채 힘들게 살아오신 아버지의 소원입니다. 당시 아버지와 같은 아픔을 겪었던 모든 유족들의 한을 풀어주고 싶습니다”
여순사건은 ‘사건’이 아니라 ‘항쟁’이라 말하며 당시의 아픈 이야기를 예술로 승화시킨 박금만 작가는 여순사건 유족 2세대다.
‘지역 인민위원장’의 직함을 갖고 있던 박 작가의 할아버지는 ‘부역했는지 확실하지 않음’이라는 기록이 남아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승주 광천다리 밑에서 총살당했다.
박 작가는 자신의 가족이 여순사건의 중심에 있었다는 사실을 2006년에서야 처음 접하고 7년전 부터 고향 여수에 정착, 지금까지 역사화를 그리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여순전문가 주철희 박사를 찾아가 자문을 구하고 이승만 정부 시각에서 쓰인 글들을 살피는 등 자료를 모으고 여순사건과 관련된 역사공부를 꼼꼼히 해왔다.
박 작가는 광양에서 처음 열리는 역사화 전에 의미를 부여했다.
“여순사건특별법이 통과되어 지역별로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광양은 다른 지역에 비해 피해 조사 건수가 적은 것 같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신고접수가 더 많이 이뤄지길 바라며 왜곡되고 부적정인 여순항쟁의 이미지를 올바르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살의 기록을 다룬 작품이지만 박 작가의 작품에는 학살의 상징인 ‘피’가 드러나지 않는 등 그렇게 구체적이지 않다. 이유는 유족 2세대인 자신의 입장에서 벗어나 보편적인 시각에서 여순사건은 ‘사건’이 아니라 ‘항쟁’임을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박 작가는 광양에서 처음 열리는 여순사건 역사화 전시를 위해 여순사건 첫 민간인 학살을 알린 ‘반송쟁이 위의 차가운 심장’이라는 작품을 완성했다.
박 작가는 “작품들이 대부분 대작이라 더 많은 작품을 전시하지 못해 아쉽다. 여순항쟁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작품을 통해 접할 수 있도록 지역민들에 보여드리고 싶지만 전남 동부 지역에는 마땅한 전시공간이 없어 더더욱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박금만 작가의 여순사건 역사화 전시는 지금까지 전남대학교, 전주 국립소리문화의 전당등, 순천대, 여수 이순신 광장 등에서 열렸지만 실제로 항쟁이 일어난 여수순천광양 등 전남동부지역에서는 여순사건을 그린 작가의 많은 작품을 제대로 전시할 기회가 없었다고 한다.
이번 광양문화예술회관에 전시된 작품도 20여점이 되지 않는다. 
박금만 작가는 “전주 국립 소리문화의 전당에서 열린 여순 역사화전은 50점 가까이 전시를 해서 좋은 평을 받았고, 전북에서의 여순항쟁에 대한 깊은 관심을 불러일으킨 계기가 됐다”며 “전남 도민들이 여순항쟁의 역사를 바로 알 수 있도록 도립미술관과 같은 넓은 공간에서 제대로 된 기획전시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영신 기자  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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