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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란군도 빨갱이도 없다...유족들, ’더 늦기 전에‘ 명예회복, 진상규명 이뤄져야여순사건 광양유족정담회, 유족 120여명 참석 ⋯ 74년 통한의 세월 ‘공감’
  • 김영신 기자
  • 승인 2022.06.22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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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용 국회의원, 정인화 시장당선인 “법률개정, 위령사업 등 적극 관심갖겠다” 약속 
 

여순사건 광양유족 정담회가 지난 21일, 광양 락희호텔에서 열렸다.
광양읍·옥룡·봉강·진상·진월·다압·옥곡·광영·골약·금호·태인·중마 등 광양에 사는 유족과 멀리 대전, 부산, 인천, 가까운 여수, 순천 등에서 온 고령의 유족 120여명이 참석했다.
14연대에 의해 부모형제를 잃은 유족들은 그들을 ‘반란군’이라 칭했다. 낮에는 군인이, 밤에는 반란군이 선량한 양민을 괴롭혔고 그들에게 곡식을 줘서, 이발을 해줘서, 운동화를 사다줘서 죽임을 당했고, 또, 머리가 영리하다는 이유로, 유학을 다녀와서 사상범으로 몰려서 죽임을 당했다. 
11살 어린나이에 부모의 행방을 추궁하는 경찰에게 심한 구타와 장작불 고문을 당한 형제는 평생 고문 후유증을 앓았고, 형은 몇 년 전 한을 품은 채 세상을 떠났다.
유족 한 사람 한 사람의 사연은 아프고 억울했다.
두 살때 아버지를 잃고 서른셋에 혼자된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는 한 유족은 “두발을 뻗고 통곡하던 어머니의 모습을 생상하게 기억한다”며 “아무 잘못도 없는 아버지의 죽음도 억울한데  자신과 어머니가 빨갱이라는 손가락질을 당하며 한 많은 세월을 어렵게 살아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부모를 한꺼번에 잃고 외로운 어린 시절을 보낸 남편이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지금까지 우울증을 앓고 있다며 생계를 책임져 온 유족의 아내, 여수 어느 앞바다에 산채로 수장되어 시신도 찾지 못하고 아버지가 경찰에게 끌려간 날에 제사를 지낸다는 유족 등 이날 락희호텔 15층에 마련된 유족정담회 자리에 모인 유족들의 사연들은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었다.
더 늦기 전에 어머니의 한, 외가의 한을 풀기 위해 경기도에서 옥룡으로 주소지를 옮기고 유족회에 가입한 유족 A씨는 “외삼촌 세 분이 일본유학을 다녀와 교사를 하던 중 누군가의 신고로 백운산으로 피신, 세 분 모두 사살됐다”며 “피해자도 가해자, 가해자도 피해자... 피해자도 없고 가해자도 없다. 빨갱이도 없다. 더 늦기 전에 명예를 회복하고 이제는 서로 용서하고 화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정담회 자리에는 서동용 국회의원, 정인화 시장 당선자, 서영배·백성호 시의원 등이 참석, ‘여순사건은 국가가 저지른 폭력·살인이다. 특별법을 통해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동용 국회의원은 “출마하면서 여순사건특별법을 제정하겠다는 것이 첫 번째 공약이었다. 다행히 여수순천 지역구 의원들과 함께 노력해 특별법이 제정됐다”며 “특별법 시행과 관련 여수와 순천은 발 빠른 움직임을 보여주는 반면 광양은 적극적이지 못해 늘 안타까움을 갖고 있었다. 앞으로 진상규명, 명예회복, 위령사업 등이 적극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뒷받침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비로소 반란군자식, 빨갱이자식이라는 오명을 벗고 제대로 된 시민으로서 대우받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 앞으로 어느 정도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이뤄지고 나면 피해보상에 대한 법률개정도 필요한데,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노력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정인화 시장당선인은 “여순사건은 국가권력에 의해 자행된 양민학살이다. 그러므로 국가가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며 “20대 국회에서 특별법을 제안한 사람으로서 이번 특별법을 통해 피해자, 희생자를 적극 찾아내 억울한 죽음에 대한 명예회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취임 후에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유족들이 원하시는 위령사업을 어떤 형태로든 해나갈 것이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여순사건 유족정담회는 광주트라우마센터와 광양시의 후원으로 광양여순 10.19연구회가 행사를 주관, 진행했다.  

김영신 기자  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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