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일 아침 투표장에서 본인을 확인하고 두 차례 투표지를 받아 투표함 두 곳에 투표지를 넣는 시간은 불과 2-3분 걸렸다. 망설임 없이 찍은 후보도 있었고 잠시 망설여지는 후보도 있었다.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의무이며 권리인 투표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마음은 찹찹하기도 하고 개운치가 않았다.

갑작스런 선거구의 변경으로 평소 지지하는 후보를 선택할 수 없다는 아쉬움과 대통령선거의 영향인지 투표장내의 활기는 찾아 볼 수 없고 적막감이 감도는 분위기는 무어라 표현 할 수 없는 허전함이 함께했다. 보름 전 받아본 투표안내문과 선거공보를 꼼꼼히 읽어 보았다. 도지사, 시장, 도의원, 기초의원, 교육감, 기초, 광역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정당투표까지 문장 하나도 놓치지 않고 정독을 했다. 

때마다 받는 선거공보인지라 가슴에 꽂히는 문장이나 단어는 찾아 볼 수 없었다. 다만 후보자의 경력과 살아온 길을 살펴보고 가장 관심이 있는 우리 동네의 공약을 세밀하게 읽어 보았다. 그러나 기대했던 새로운 프로젝트나 창의적인 것은 많이 부족했다. 가혹하게 이야기 하자면 빈칸 채우듯 나열되어 있는 백화점식 공약은 아직도 지역의 일꾼이 되고자 하는 후보들이 지역의 세세한 민원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깊게 고뇌하고 공부한 본인의 경험이 서술된 것이 아니라 선거 참모의 기획에 의해서 쓰여 진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되는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각 후보자들의 공약의 내용이 60-70%가 대동소이한 내용이어서 차별화가 거의 없었다.

과연 지방선거에서 정책에 의해 인물이 선택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객관적인 자료도 만들어 가야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표해야 하는 것이 선거이다. 이번 선거만큼은 정확하게 정책을 보고 표를 찍자는 생각은 또 다음으로 미루어야 할 것 같았다. 

저녁 7시 30분에 발표된 출구조사에서 전국 투표율이 50%를 겨우 넘는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정치 불신과 피로감이 가득한 투표율이다. 유권자의 과반이 참여하지 않는 투표 기피증을 보였다. 

과연 우리나라 선거제도가 이대로 진행되어야 하는가? 냉철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문제점이 부각되었다. 잘못 하다가는 선거망국론이라는 문제가 대두될 것 같다. 

정책은 실종되고 서로 네거티브가 판을 치는 선거풍도가 지속 된다면 과연 선거의 목적이 무엇이라고 2세들에게 설명해야 할 것인가 되묻고 싶다. 

이러한 회오리 판에서 앞으로 4년간 우리 지역을 위해 일해 줄 일꾼들이 선출되었다. 정인화시장당선자를 비롯한 당선자들에게 축하를 드린다. 그리고 선의의 경쟁을 벌인 시장후보자를 비롯한 출마자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드린다. 

이번 선거를 지켜보면서 당선자들에게 많은 부탁을 드리고 싶지 않다. 어차피 지역을 위해 일하고자 출발한 일꾼들이기에 성심껏 일해 주리라고 믿는다. 시장 당선자께 꼭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분열된 시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서로 손잡고 하나 되어 나가는 화합과 상생의 시정을 펼쳐 주기를 간곡히 바라고 싶다. 

광양시장은 지지자들만의 시장이 아니다. 15만 시민의 존경을 받는 시민전체의 일꾼이 되어야 한다. 선거의 후유증으로 인한 갈등을 치유하고 경쟁후보들에게 위로의 전화도 하고 임기 시작 전에 서로 만나서 차 한 잔하면서 시민을 위해 실행할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해 나갔으면 좋겠다.

시장당선자께서 평소에 강조해온 “시민 모두가 행복한 시민 감동시대”를 시민과 함께 실천해 주시면 좋겠다. 집무실 보다는 현장에서 높은 곳 보다는 낮은 곳에서 잠바에 운동화를 신고 시민을 위해 일하는 멋진 시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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