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달 5월에는 무엇을 생각하며 살아야 의미 있는 나그네 인생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짚어본다. 화창한 봄을 축하하는 날, 5월 1일은 노동자의 날이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노동자의 삶, 메이-데이(May-day)는 무선 통신 용어로 ‘긴급구조요청; 나를 구하러 와요’를 의미하기도 한다. 2022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노동 환경의 개선’은 노동의 가치와 의미가 상실되어가는 지금을 돌아볼 틈을 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하루가 멀다 하고 각종 사고로 노동자가 사망했다는 소식들이 들려온다. 올해 1월 27일, 중대재해법이 시행 됐지만, 여전히 안전보건 관리는 허술하고 많은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위험에 노출돼있다. ‘이윤의 극대화를 위한 노동의 도구화, 장시간 저임금노동, 자본에 유리한 법 적용, 정부의 안이한 근로 감독, 등 인간 탐욕이 만든 고질적 폐단’이 금년 1/4분기에 157명의 노동자를 숨지게 했다. 상생과 인간 존엄을 지향하는 노동의 참된 가치와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는 것이 절실하다.
 

5월 5일은 어린이 날이다. 금년이 소파 방정환에 의해 어린이날이 시작한지 100주년이 된다. 방정환은 1923년 5월 1일 발표한 ‘어린이날 선언문’에서 제창한 것이 있다. “어린이를 내려다보지 마시고 쳐다보아 주시오, 어린이에게 경어를 쓰시되 늘 부드럽게 하여 주시오, 잠자는 것과 운동하는 것을 충분히 하게 하여 주시오,” 등이다. 발달 심리학의 정설은 “0~8세에 뇌 발달이 80% 이뤄지며 이때가 인격을 형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말한다. 우리 아이들의 존엄성을 잘 지켜주면서 그들이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어린이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는 어떠한지 성찰해야 할 때다.
 

5월 8일은 어버이날이다. 어버이날을 보낼 때마다 돌아가신 부모님을 생각하게 되고, 그때마다 가슴이 아파 온다. 필자의 부모님도 가난 속에서 힘들게 사셨는데, 자신이 부모님 앞에 자식 노릇 제대로 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십 년이 지났지만 부모님께 죄송스러운 마음은 씻을 길이 없다. 오늘 우리 사회는 자본주의, 핵가족 시대를 맞이하면서 어버이에 대한 섬김과 존경도가 희미해져 간다는 탄식이 높아지고 있다. 자식들은 여럿인데 서로 모시지 않겠다고 짐짝처럼 떠미는 바람에 부모는 외로워서 자살한 사람도 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과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은 선택적인 것이 아니라 똑같이 중요한 일임을 성서는 가르치고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우리 곁에 삶을 함께하는 노인들에 대하여 공경하며 돌보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 사람은 늙어지면 신체의 모든 기관에 쇠퇴 현상이 옴으로 실수하는 일이 있기 마련이다. 그것을 빌미 삼아 노인을 무시하는 일은 좋은 일이라 할 수 없다. 얼마 후에는 청, 장년들도 그 노인들처럼 외로운 인생길을 걷게 된다는 걸 생각하면 저들의 고통이 나와 무관하지 않다는 걸 느낄 것이다. 어버이에게 효도를 다해야할 뿐 아니라 외로운 노인들에 대하여도 따뜻한 사랑의 마음을 모아야 할 일이다. 그럴 때, 우리가 사는 세계는 아름다운 세상으로 변화되어 갈 것이다.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인생은 선생을 만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오늘의 내가 있기까지 배움을 주신 스승들이 있을 것이다. 그 스승들의 은덕을 잊지 않은 사람은 계속 배우고 성장하는 사람들이다. 필자에게는 성공의 길보다는, 비록 실패할지라도, 옳은 길이 무엇인지 깨우쳐주신 분이 계신다. 함석헌 선생님이시다. 함 선생은 내게 진리, 하느님을 보여준 마음의 창문과 같은 존재다. 그가 보여준 따스한 사랑과 들사람 얼(野人精神)은 남은여생에도 늘 함께하리라 여기며 스승의 날을 맞아 함석헌 선생을 생각해 본다.
 

오늘날 한국사회를 ‘초갈등사회’라고 진단한다. 그래서 많은 분이 사랑의 고갈과 갈증을 느끼고 있다. 인간이 물질문명의 감옥에 갇혔다고 진단하거나, ‘존재로서의 삶이 아니라 소유만을 추구하는 결과’(에리히 프롬)라고 한다. 게다가 인권과 생명, 봉사와 나눔이 결여되면 당연히 사랑과 행복은 멀어질 것이다. 힘겨움을 냉정하게 마주해야 하는 이 현실은 엄정하지만 참된 사랑만이 우리에게 생명과 희망을 주며 행복한 나그네 인생길을 걷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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