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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그립고 아픈 단어...‘엄마’김영신 기자
  • 김영신 기자
  • 승인 2022.05.10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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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신 기자

2월, 코로나19 재앙 속에서 축제 한 번 제대로 즐기지 못한 채 대학을 졸업, 회사에 입사해 다른 도시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아들을 터미널에 내려주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꾹 참았던 눈물이 터져 나왔다.
신호가 녹색불로 바뀌었지만 엑셀을 밟지 못하고 눈물을 훔치는 사이 뒤에서 ‘빵’하는 소리에 놀라 출발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5월은 무슨 날들이 그리도 많은지.
엄마가 곁에 계실 때는 몰랐다. 세상이 온통 푸른빛으로 넘쳐나는 이 아름다운 계절, 5월이 이토록 허전하고 쓸쓸하고 아픈 지를...
남동생에게 전화를 했다. 바쁜지 한 참 만에 전화를 받았다. ‘어 누나...’ 동생의 목소리를 듣는 데 또 왈칵 눈물이 솟구쳤다.
동생은 말이 없었다. 누나가 왜 그러는지 알기 때문이다.
‘나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 하시네/ 하늘 아래 그 무엇이 넓다 하리오/ 어머님의 희생은 가없어라......‘ 
초등학교 때 배웠던 어버이날 노래다. 나도 엄마가 되고 아들들이 성장하니 어릴 적 배웠던 이 노래가 구구절절 가슴에 와 박힌다. 
엄마는 9년 전 우리 곁을 떠나셨다. 자식을 키워내느라 고생하시고 끝없이 희생하신 것도 모자라 몹쓸 병마가 찾아와 짧지 않은 시간 고통 받으시다 영원히 우리 곁을 떠나셨다.
그토록 슬픈 이별은 지구상에 없을 것만 같았다. 잠을 잘 수도, 밥도 먹을 수도 없었다.
주변에서는 엄마를 ‘진짜로 보내드려야 한다, 그래야 엄마가 마음 편히 가신다’고 말해주었지만 어떤 말도 귀에 들어올 리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약이라고 했던가. 영원히 내 곁에서 내 이름을 불러 주실 것만 같았던 엄마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그렇게 서서히, 계절이 자연스레 바뀌듯 그렇게 떠나가셨고 이렇게 또 5월을 맞았다.  
죽음은 이승과 저승을 갈라놓는 것이 아니라 그냥 삶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라고 누군가는 위로하기도 한다.  
이탈리아 철학자 파르메니데스는 ‘있는 것은 있고, 없는 것은 없다’라고 했다. 지금 있는 모든 것들은 언젠가는 없어질 수도 있다는 말인 것 같은데, 죽음을 그렇게 ‘쿨’하게 생각할 수는 없다. 더구나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영원한 이별은 더더욱. 
5월엔 ‘챙겨야 할 봉투가 너무 많아 싫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부럽다. 나도 엄마에게 5만원 권 지폐 두둑하게 넣어서 드릴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항상 마음속에 계시는 엄마지만 5월은 유독 더 그립다. 세상에서 가장 그립고 아픈 단어는 ‘엄마’다. 

김영신 기자  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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