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바르게살기운동 광양시협의회 이취임식이 있었다.
파란색 점퍼를 입고 나타난 한 무리의 사람들이 객석에 앉아있는 사람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명함을 돌리고 인사를 했다.
행사가 시작되자 분주히 움직이던 사람들이 당연하다는 듯, 약속이라도 한 듯 맨 앞줄에 가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꿀벌이 꿀을 찾아 모여들 듯 파란색 점퍼를 입고 행사장에 나타난 사람들은 바로 6월에 있을 더불어민주당 소속 지방선거 출마자들이었다. 
반면 무소속이나 다른 정당소속으로 출마하는 사람들은 파란색 점퍼부대에 가려 눈에 잘 띄지 않았고, 그들 역시 인사를 하느라 바빴다.
사회자가 주요 내빈을 소개하고 마지막으로 파란색 점퍼부대를 한꺼번에 소개하자 우르르 일어나서 인사를 하는 그들의 모습이 마치 더불어민주당 광양시 전당대회 행사에 와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민주당전당대회 하는 것 같다’는 말에 한 젊은 시의원후보자는 ‘불편하게 해드려 죄송하다’면서 앞좌석을 향해 걸어갔다.
행사장 입구 로비에 마련된 포토존에서도 출마예정자들이 행사 관계자, 시민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풍경을 연출했다.
이런 모습이 이날 행사의 주인공인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회원들에게 편하게 다가갈 리 없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출마예정자들이 찾아 와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지만 남의 집 잔치에 오면서 정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점퍼를 입고 몰려 온 것은 좀 아닌 것 같다’고 투덜대는 회원도 있었고, 객석은‘거리두기 안내문이 의자에 붙어 있어 회원들은 정작 앉지 못하고 서있기도 했는데 시민의 심부름꾼이 되겠다고 하는 자들이 벌써부터 무슨 선택이라도 받은 양 행동하는 모습이 결코 좋게 보일 리가 있겠느냐’고 반문하는 회원도 있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고 사소한 것에 목숨 건다는 말도 있다. 
그것이 무엇이든 공인이 되겠다고 하는 자, 풀뿌리 민주주의 꽃 지방자치를 이끌어 갈 그들에게 시민들이 바라는 것은 그리 크지 않다.
‘깜냥’ 도 안되는 ‘가짜’는 필요 없다. 시민들에게 필요한 ‘그들’은 남의 집 잔치에 복장불량으로 예의 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 아니라 사소한 것 하나에도 의미를 두는, 소명의식과 사명감으로 무장한 ‘진짜’들이다.

김영신 기자  genews@hanmail.net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