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우리는 지구촌 한 곳이 아프면, 온 지구가 아프게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또 다른 교훈은 우리 인류의 삶의 방식을 바꾸는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본주의적 무한경쟁이 기후위기 시대를 도래했고,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면 생태계는 파괴될 것이고, 결국에는 인류가 더 이상 생존할 수 없을 것이라는 교훈이다. 지구촌의 문제를 안고 우리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실시하였다.

호남의 80%라는 압도적인 지지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후보의 패배로 끝났다. 충격이었다. 촛불항쟁이 만들어준 5년간의 기회를 그 어떤 적페도 청산하지 못하고 끝내 수구세력을 화려하게 부활시켜 주었다. 봄은 왔건만 내 마음의 봄은 언제 올건가? 
문재인 정부 5년은 간단히 정리할 수 없다. 그나마 임기 말까지 40% 지지율을 유지한, 전에 없던 정부다. 문재인은 역대급으로 대한민국을 발전시켰고 세계적 위상을 최상위 그룹과 나란히 올려놓았다.

아시아 변방의 조그만 분단 소국에서 온 세계가 앙망하는 대국으로 변모시켜 놓았다. 하지만 문재인은 신이 아니다.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할 수 없는, 그도 불완전한 사람이란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옥에도 티가 있다 하지 않던가. 그래서 우리에게는 희망과 불안이 교차하는 새로운 5년 앞에서, 정치가 썩었다고 고개를 돌리지 말고 보다  개혁적 정치로 바꾸는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내비게이션을 장착하고 목적지를 설정해 놓은 차량은 제 갈 길만을 찾아가는 것처럼 항상 미래에 희망을 안고 생각하며 사유하는 사람은 방황을 하여도 결코 생각하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사람을 ‘생각하는 갈대’라고 말했다.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이기에 바람에 흔들리는 연약한 존재이지만 만물의 으뜸이 되는 ‘이성적 동물’로서 세계를 다스리게 된다. 생각한다고 하는 사실은 만물 가운데서 인간만이 갖는 자유와 특권이다. 생각은 진보의 원료다. 인류의 진보 뒤에는 일부 고독한 사람들의 창조의 힘이 있다. 남들이 잠잘 동안에도 깨어 있는 자들의 힘이다. 신은 생각하고 사유하며 고통하는 자에게 행운과 치유를 선사한다. 
 

사유함으로 겪는 고통은 우리를 절망하게 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로 하여금 불의와 탐욕과 허영에서 깨어나 스스로를 성찰하고 깨달아 내 자신으로 돌아와 참된 인격을 갖추도록 해주는 마음 나라의 스승이기도 하다. 스승없이 어찌 배움이 있고 배움이 없이 어찌 자라나고 변화될 수 있겠는가? 자람이 없다는 것은 생명이 정지된 죽은 존재가 아니겠는가? 내게 고통이 있다면 살아 있는 증거다. 역사는 언제나 고통한 이(者)들의 피와 땀과 눈물로 꾸며온 결과이다. 고통한 이들은 역사를 이어온 위대한 예언자들이었고 새 시대의 희망을 바라보던 사람들이다. 모든 문화와 철학, 예술, 위대한 발명이 생각하고 몸부림치는 사람들의 고난 속에서 탄생 된 것이다.  
 

우리에게 ‘고난’(아픔)이 닥쳐왔는가. 모두가 고난을 불청객이라고 꺼려하지만 우리에게 고난이 찾아온 이유가 있음을 생각하라. 그 이유는 과연 ‘행복’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시험해 보기 위해서다. 아우렐리우스는 말했다. “삶이 그대를 아프게 만들 때 기억 해아 할 사실이 있다. ‘이것은 불운이요 고난이다’가 아니라 이것을 훌륭하게 견디어내면 그것이 곧 행복이다”라고. 행복은 인간에게 고난의 옷을 입고 변장해서 찾아온다고 했다. 행복과 고난은 쌍둥이기 때문이다. 예수님도 ‘아파하고 슬퍼하는 자가 복이 있다’고 하셨다. 
 

아픔을 모르는 것이 가장 무서운 저주임을 깨달음에 감사한다. 깨닫지 못하는 자가 무엇을 알겠는가. 아픔이 있는 것을 슬퍼하지 말라. 소크라테스가 ‘네 자신을 알라’고 했는데 우리는 무엇을 알았다고 대답할 수 있는가? 나는 대답할 수 있다. “나는 생각하는 고로 존재한다“. 깊이 생각하고 고통의 관문을 통과하여 현실의 갈등에서 용감하게 뛰쳐나와야 한다.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함석헌). 생각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랑이 아니다. 지금은 끝이 아니라 새롭게 시작하는 전환점(Turning point)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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