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가 물에서 살듯 인간은 땅위에서 생존해 간다. 그리고 우리는 자신이 살고있는 자연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받고 살아간다. 바닷가에 사는 사람은 거친 파도를 상대해야 하기에 목소리가 크고 동작이 민첩해야 한다. 평야지대에 사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느긋하고 행동이 여유가 있어 보인다. 인간의 길흉화복을 자연에 대비하여 설명하는 학문을 우리는 풍수지리학 이라고 한다.

풍수지리사상은 우리 민족의 의식 깊숙이 자리 잡은 민간신앙이며 자연환경에 대한 우리 겨레의 경험철학을 내포한 전통지리사상으로서 그 가치를 지닌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이 화두가 되고 있다. 국민과 더 가깝게 소통하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그 내면에는 청와대의 풍수지리적 결함이 있기 때문 이라고도 일부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사람이나 자연이나 어디 완벽한 것이 있겠는가? 모자라고 흠결이 있는 것을 채우고 보완해서 쓰는 것이 도선국사가 주창한 비보사상인데 중요한 것을 놓치고 서두는 것 같아 안타깝다. 청와대는 62년 세월동안 우리와 함께 해왔고 대통령에 대한 권위와 존경을 갖게 해왔던 대한민국 최고 지도자가 국가정책을 결정하는 곳이다. 그곳은 국무회의와 외빈접대, 안보상 중요한 시설과 대통령의 참모들이 함께 국사를 논의하는 곳이다. 국민의 소중한 세금으로 지어진 국가의 대표적인 시설물인 것이다.

청와대 녹지원 자리는 조선시대 최종 과거시험(殿試)을 보는 장소이기도 하고 청와대 본관의 청기와 15만장은 도자기를 굽듯이 한개씩 구워낸 것으로 100년 이상을 견딜 수 있는 강도를 지니고 있다.
좋은 땅은 좋은 인물을 만나야 한다. 결국 땅은 사람의 무대가 되어주고 그 무대의 주인공은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사람이 부족해 놓고 무대를 탓하는 것이 인간의 모순된 편견이다. 풍수지리는 가장 상식적인 학문이다. 인간과 자연의 균형과 상생에 관한 학문이며 모자라는 것을 보완해서 고쳐 쓰는 것이 또한 인간의 지혜이기도 하다. 대통령 집무실을 옮기는  가장 큰 목적이 국민과 자유로운 소통이라면 물리적 소통이 아니라 SNS, 블로그를 통해서 자유롭게 소통하면 된다.

왜 꼭 대통령 집무실을 옮겨야 하는가?
그것은 청와대와 우리 현대사를 부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대통령 인수위원회가 대통령집무실을 옮길 계획을 할 수 있으나 집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가지고 있지 않다. 굳이 옮기고 싶다면 취임 후에 절차를  밟아서 차분하게 진행해야 할 것이다. 국정현안이 산적해 있는 현시점에서 본인의 집무실을 옮기는 일에 집착하는 모습이 그렇게 긍정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과 진정으로 소통하기 위함이라면 먼저 협치의 대상인 더불어민주당과 대화와 협력하고 문재인대통령과 격의 없이 만나 주요현안에 협조를 구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법치국가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절차와 과정이 합법적이지 못하다면 모래위에 집을 짓는 것이나 다름없다. 휴전상태에서 대한민국의 국방을 책임지고 있는 국방부청사를 관계자들과 심도 있는 협의도 없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일방적으로 청사를 비워 달라고 통보 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진정한 용기와 결단력은 잘못된 판단을 철회하고 국민께 진중한 사과를 드리는 것이다. 현재의 청와대는 전임 대통령들의 공, 과를 넘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를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우리 국민 모두의 염원이 깃들어 있는 곳이다. 신념이 의식을 결정한다. 사람의 부족함을 자연의 결함으로 전가 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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