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에서도 여순10.19사건 시민연대가 출범하는 등 말할 수 없었던 현대사의 아픔이 차츰 시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여순사건의 발생지였던 여수시는 14연대 주둔지, 서초등학교, 만성리 학살지 등 비극적인 과거를 기억하고 교훈을 얻을 수 있도록 2021년 12월부터 ‘다크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옥룡, 진상, 다압, 진월, 세풍 등 광양지역에서도 많은 군·경, 민간인이 학살된 장소가 기록으로 남아 있어 이를 기억해야 한다는 유족과 시민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여수시에서 운영하는 ‘다크투어’ 현장을 살펴보고, 지역의 청소년과 시민들에게 광양의 현대사에 관심을 갖게 할 수 있도록 광양만의 ‘다크투어‘를 운영하면 좋겠다는 의미로 기획기사를 준비했다. 그 첫 번째 순서로 오동도에 있는 ’여순사건 기념관‘을 싣는다. <편집자 主>

여수밤바다, 낭만포차, 카페, 해상케이블카 등 2022년 봄의 여수는 코로나 시국에도 전국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분주한 ‘달달한 낭만여행’의 도시이지만 1948년의 여수는 한국 현대사의 한 획을 긋는 가장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난 곳이다.
여수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은 밝은 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즐기기를 원하지만 여수시가 지난해부터 운영 중인 여순사건 ‘다크투어’에 관심을 갖는 여행자도 차츰 늘고 있다.
다크투어의 첫 코스는 오동도에 있는 ‘여순사건기념관(이하 기념관)’이다.
여수엑스포유치기념관 건물에 세 들어(?)있는 기념관은 오동도 일원을 오가는 동백열차 종점에 있지만 입장료를 내는 엑스포유치기념관을 일부러 들어가지 않는다면 그냥 지나치기 쉽다.
2021년 10월 19일에 문을 연 기념관은 VR 파노라마관, 영상관 등 여순사건의 아픔을 평화와 인권의 메시지를 담아 구성. 다크투어리즘의 콘텐츠를 보여주고 있다.
여순사건에 대해 몰랐던 관광객들은 기념관에서 여순사건의 흐름과 진실을 알 수 있고 특별법 제정에 기여한 민·관의 노력 등을 아카이브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기관총보다 더 무서운 ‘손가락 총’을 형상화 한 김규희 작가의 ‘1948, 여순사건의 기억’이라는 작품과 3년간에 걸쳐 완성한 강종열 화백의 ‘여순사건 대작’은 여순사건의 전말을 읽을 수 있는 대작으로 관람객들의 깊은 관심을 끌고 있다.
관람객들은 외신기자가 담은 흑백사진 속 참혹한 희생자들의 모습을 보며 도대체 왜? 무엇 때문에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되어야 했는지 혀를 차며 분노한다.
기념관에서 만난 관광객 A씨(여 40대, 전주 거주)는 “ktx를 타고 오동도에 동백꽃을 보러 왔다가 궁금해서 들어와 봤다”며 “이곳에 기념관이 있는 줄도 몰랐지만, 더 몰랐던 것은 여순사건이다. 국민들이 무슨 죄가 있어 이렇게 처참하게 희생됐는지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영국의 역사학자 에드워드 카(1892~1982, Edward Hallett Carr)는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라고 했다. 이 말은 과거에 있었던 일이 현재에 와서는 어떻게 보여 지는지를 생각해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개인의 짧은 역사도, 국가의 오랜 역사도 아픈 기억과 행복한 기억이 공존한다. 아픈 기억은 다시는 그런 아픔을 되풀이 하지 말자는 교훈을, 행복한 기억은 더 좋은 세상을 위해 나아가자는 숙제를 남긴다. 
국가로부터 희생당한 수많은 피해자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위로하는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여수시의 ‘다크투어’는 1948년부터 1955년까지 우리 지역이 겪었던 비극의 현대사를 기억하기에 좋은 콘텐츠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김영신 기자  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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