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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장님, 같이 갑시다 - 지금은 여순사건 피해자 조사에 집중할 때박발진 광양여순10.19연구회 회장
  • 광양경제신문
  • 승인 2022.02.08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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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열풍이 가득한 지금, 광양을 비롯한 전남동부권에는 중요하고도 시급한 일이 있다. 바로 지난 달 21일부터 시행된 ‘여수·순천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하 특별법)’에 따른 피해 신고·접수이다. 

특별법은 천신만고 끝에 탄생하였다. 2001년 처음 발의된 이후 20여 년, 사건 발생 73년이 흐른 작년 6월 29일 국회를 통과하였다. 드디어 희생자 영령들이 편히 쉬고, 빨갱이 집안이라는 낙인 속에 숨죽였던 유가족들이 어깨 펴고 나올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호남 차별의 늪과 독재의 방패막이 되어온 레드 콤프렉스에서 벗어나 평화통일의 꿈을 다시 갖게 되었다. 물론 온전한 진상규명과 명예 회복, 정당한 피해 배상과 보상을 위한 내용을 담기에는 많은 면이 미흡하여 차후 개정되어야 한다. 아무튼 지금 우리는 조사다운 조사를 할 수 있는 마지막 천운을 잡았다.
  

그런데 최근 믿고 싶지 않은 뉴스가 들려왔다. 특별법이 시행되는 첫날, 여수시장은 10만여 평이 넘는 여순사건 기념공원 최종 후보지로 여수공항 인근 어느 마을을 정했단다. 예상되는 국가예산은 1400여 억원. ‘여수시는 계획이 다 있구나!’ 이미 작년 3월부터 ‘여수 9개 후보지에 대해 입지 평가를’ 실시하였다. 불현듯 2015년 박근혜 대통령 시절 일본으로부터 10억 엔을 받은 ‘종군위안부 합의’ 사건이 떠오른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 정상 간의 합의이지만 ‘피해 당사자와 국민이 배제된 정치적 합의’였다고 논파하였다. 이번 여수시의 기념공원 건립 발표는 어떠한가? 
  

우선은 합의의 문제가 있다. 기념공원 건립 문제는 최소한 여순사건 유가족협의회나 인근 지자체와 충분한 사전 협의와 합의가 있어야 했다. 특별법에 명시되어 있듯이 여순사건은 전남 전역과 전북과 경남 일부 지역을 포함하고 있다. 여순사건이 한국현대사에 미친 영향을 고려하면 결코 여수·순천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폭력은 민주주의와 인권의 관점에서 재조명되어 ‘여순’의 전국화, 세계화로 나가야 한다.
  

다음은 실현가능성의 문제이다. 위령사업은 주어진 3년 6개월 동안 피해 신고, 사실조사, 보고서 작성과 공식 채택 등이 순조롭게 되고 난 후라야 가능한 일이다. 이제 막 진상 조사를 하려는데, 어디에 어떤 규모로 추모공원을 만들어 누구의 위패를 올릴 수 있겠는가? 제주4.3이나 5.18의 전례를 보아도 복잡한 절차와 지자체 간 협의를 거치게 될 것이다. 중앙정부가 국민의 세금을 특정지역에 마구 풀지도 않겠지만, 자체 예산이라도 인근 지자체의 공감이 필요할 것이다. 기념공원이 어디에 생기든 국민의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시점의 문제이다. 2005~2010년 1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에서 확정한 여순사건 피해자는 730건 1237명, 2020년 출범한 2기에는 접수된 건수는 822건이 불과하다. 1949년 전남도에서 파악한 피해인원만 해도 11131명인데 왜 이렇게 신고가 저조할까? 그 답은 여수 형제묘 비석 위에 다시 덧댄 돌판에서 찾을 수 있다. 고인의 이름을 감추고자 하는 유족들의 트라우마를 생각해 본다. 이제 살아남은 이들이 그들을 위로하며 증언할 때이다. 여수시 말대로 ‘유족들이 살아있는 동안 하루 빨리 기념공원에 다녀갈 수 있게’ 하려면 우선 피해자 조사가 우선이다. 지금은 관민이 온 마음과 힘을 모아 진상규명에 집중하자. 
  

기념공원 건립 발표를 논외로 한다면, 여수시의 여순사건을 대한 정책은 참 배울 점이 많다. 시청 홈페이지에 ‘여순사건’이라고 검색해 보면 광양시와 금방 비교가 된다. 전담팀을 만들어 팀장, 차장, 주무관을 배치하고 있고 피해 신고를 알리는 광고탑도 눈에 잘 띄게 세웠다. 순천시도 외부전문가를 특별 채용하였으며, 여순항쟁 해설사 양성과정을 운영하는가 하면 시청 전공무원, 주민자치회 위원들까지 여순 바로알기 역사교육을 하였다. 두 시(市)는 특별법 제정 이전부터 유적지 발굴과 안내판  설치, 여순유족회 사무실과 전시관 등도 마련하였고, 다크투어 관광버스까지 운영하고 있다. 
  

광양시는 어떠한가? 광양시는 ‘공문대로’ 하였다. 관련 사항을 홈페이지에 공고하고 담당자 교육도 하고, 사실조사요원 2명(순천 여수는 각 5명)을 선발하였다. 담당 공무원은 본래의 자기 업무 외에 업무가 추가된 것이다. 특별법을 집행할 공무원 파견 요청에는 응하지 않았다. 국무총리와 도지사 산하 중앙위원회나 실무위원회 민간위원에 다수의 여수, 순천 인사들이 뽑혔다. 광양에서는 유족회장만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다. 단체장의 적극적 관심이 절실하다. 사건 당시 열 살이었다면 지금은 여든 중반이다. 몸도 기억도 성치 않은 어르신들이 면사무소까지 찾아와 복잡한 서류를 정확히 작성할 수 있을까? 읍면동마다 최소 한 명씩 소양있는 사람을 붙여 마을마다 찾아다니며 증언자들을 찾아야 한다. 고향을 떠난 이들에게 출장조사도 가야 한다. 
  

시민사회도 몇 해 전부터 열심히 움직이고 있다. 광양교육희망연대는 강사단을 조직하여 초중고에 ‘찾아가는 여순사건 교육’도 하고 우리지역 유적지 탐방도 한다. 지난 연말에는 ‘광양여순10.19연구회’도 시민연구단체도 공식 등록을 하였다. 유적지 발굴, 피해자나 유족 면담, 증언 채록이나 안내판 건립, 역사 탐방과 교육, 여순사건의 성격 규명이나 정명(正名) 문제 등등 할 일은 태산처럼 많다. ‘여순’사건은 ‘여순광’사건이라 할 만큼 광양에 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순천은 사흘, 여수는 한 주 만에 진압이 되었지만 14연대 봉기군인들이 백운산에 입산하면서 6.25가 끝나서야 겨우 진정되었다. 그만큼 깊은‘상처와 아픈 기억이 많다. 광양시 당국의 분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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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휘성 2022-02-09 12:40:10

    탁견이십니다. 지자체가 나서면 더욱 효과적으로 역사바로세우기가 될터인데 깨어있는 시민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유와 인권이 평화의 강물과 함께 하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민주시민단체에게 응원과 지지를 보냅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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