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분위기를  바꾸어 가고 있는 코로나
형제들과 의논 후 부모님댁 시간차 방문
이틀 연차 내면 9일 동안이나 쉴 수 있어
가족끼리 국내 여행 계획하는 가정도 많아

2년 째 접어들고 있는 코로나가 명절 풍경까지도 바꾸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코로나로 인해 물리적인 만남을 자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명절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다. 중마동 호반 아파트에 거주하는 유수정 씨(57)는 이번 설 역시 작년 추석과 마찬가지로 자녀들의 방문을 자제하기로 했다. 특히 자녀 두 명이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관계로 이번 설에는 화상을 통해 안부를 주고받기로 한 것이다. 이제 이런 분위기는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실제 2년 째 원격수업을 접한 자녀들이 노트북PC나 모니터를 통해 할아버지·할머니에게 세배하는 것이 더 이상 어색하지 않게 여기는 것도 화상 명절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노트북, 스마트폰을 통한 '비대면 세배'와 그에 따른 '온라인 세뱃돈'은 물론, 일가친척 중 일부만 직접 찾아가 영상으로 중계하는 성묘까지 등장하는 등 첨단 기기를 최대한 동원, 고유한 풍습을 이어나가고 있다. 

작년 설과 추석 때도 손자들의 얼굴을 보지 못해 아쉬웠다는 김종식(65) 씨는 "세배는 영상통화로 하고, 세뱃돈은 모바일로 송금하기로 했다“며”아무리 그래도 얼굴을 직접 마주 보고 하는 것 하고 이렇게 영상 통화 하는 것 하고 같겠냐“고 말했다. 또한 거리두기와 6인 이상 집합 금지를 지키기 위해 이산가족이 되는 사례도 있다. 

광양읍에 사는 직장인 박 모씨는 ”올 설에는 가족이 나눠서 친가와 외가에 가기로 했다“며” 아내와 아들은 친정으로 가고, 나와 딸은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뵙기로 했다“고 말했다. 여느 때 명절 같았으면 일가친척이 모두 모이는 떠들썩한 설을 보냈겠지만 올 설에는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는 명절을 보내게 된 것이다. 그리고 시간 차 방문이라는 방식도 생겨나고 있다. 형제들이 서로 방문 시간을 정해 따로 부모님과 친척을 찾는 것. 

태인동에 거주하는 김 모씨 역시 동생들과 합의해 시간차 방문을 약속했다. 부산에 살고 있는 둘째 남동생이 설날 당일 아침에 차례를 지낸 뒤 떠나면 본인은 오후에 가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막내 여동생은 설날 다음날에 부모님 집을 찾을 예정이다. 김씨는 " 물론 부모님은 아예 오지 말라고 하지만 작년 추석 때도 뵙지 못해 올해는 이렇게 시간차를 두고서라도 부모님을 뵙자는 생각이 들어 형제들끼리 규칙을 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사회적인 분위기에도 제주도를 비롯해 일부 휴양지는 이미 예약 신청이 마감되는 등 또 다른 풍경을 연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고향집을 방문하지 않고 2월3~4일 연차를 낸다면 9일을 쉴 수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 최 모씨는 ”올해는 가족들이 모두 합의한 결과 각자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며” 연차를 신청, 가족과 국내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광양시는 설날을 맞아 광양시립 영세공원 장사시설 특별방역기간을 운영할 예정이며, 실내 봉안시설의 경우 가족 4인 이내로 정하고 시간은 15분 이내로 제한한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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