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들이 알록달록 띠를 두른 모습은 사색(死色)의 계절 겨울에 행인들에게 이색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정작 나무에게는 ‘해롭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다.
겨울철 추위와 해충으로부터 나무를 보호하고 미관을 개선하기 위해 털실로 짠 뜨개옷을 입히는 것을 ‘그래피니 니팅’이라고 하는데 이는 2005년 미국에서 처음 시작한 친환경 거리예술로 도심경관을 아름답게 꾸며주고 추운 겨울에는 거리에 온기가 느껴지도록 하는 효과를 주고 있다. 
뜨개 옷 뿐 만 아니라 짚으로 몸통을 보호하는 가로수도 눈에 띄는데 이들의 정식명칭은 ‘잠복소’다. 추위를 피해 따뜻한 곳을 찾는 해충을 유인하는 ‘잠복소’는 겨울이 지나면 소각하는 해충을 잡는 ‘덫’의 기능을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잠복소’를 설치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수목보호기술자이면서 나무병원을 운영하는 고영석 남도임업(주)대표는 “해충이든 익충이든 모든 곤충들이 겨울이 되면 따뜻한 잠복소를 찾는다. 잠복소의 기능은 해충을 잡는 순기능만 있는 게 아니라 거미와 같은 천적을 없애는 역기능도 있어 나무에게는 오히려 독이 된다”며 “겨울이 지나면 소각 등의 방법으로 잠복소를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환경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잠복소는 굳이 만들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영신 기자  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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