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대 앞에 앉은 차주영 목수>

사람은 그가 살아온 직업을 닮는다고 했다. 광양읍 사곡마을에서 ‘참木 목공예’를 운영하고 있는 차주영 목수 또한 마찬가지였다. 첫 대면에 수줍게 웃는 모습이 나뭇결처럼 순수해 보였다. 아무래도 나무를 만지는 직업으로 살아와서 그러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평생 목수로써 나무를 만지며 살아왔다. 신체 구조상 힘든 일은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차 목수는 “비록 오랫동안 혼자 살아왔지만 크게 불편하거나 외로움은 잘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주변에 좋은 친구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 그가 자주 친구들을 불러 음식을 대접하는 이유다. 이렇게 자주 모여 음식을 나누다 보면 다양한 인생 이야기를 게 되고 그러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살아가는 힘을 얻게 된다고 했다.

취재차 방문한 이날 역시 그의 작업실 앞마당에는 지인들이 겨울 햇살을 맞으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일단 지인들과 인사를 나눈 후 그의 작업실을 둘러봤다. 나무를 다루는 목수답게 작업실은 다양한 나무 향기가 가득했다. 그리고 목공실 기계 주변에는 새로운 작품을 만들기 위해 여기저기 깎아 둔 나무들이 즐비했다. 작업실 한 쪽에 마련한 방안에는 완성된 밥상과 테이블 등이 아름다운 자태로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작업을 하다 보면 계속 영감을 얻게 된다. 사람은 참 신기한 동물이다. 영감은 계속 영감으로 이어져 끝없이 작품을 구상하며 새로운 작품을 만들게 된다”고 말했다.

작업실 외진 구석에는 부조형식을 띤 여근상과 남근상이 눈길을 끌었다. 차 목수는 “의외로 남근상을 많이 주문한다”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이어 “나무를 자르고 붙이다 보면 세상에는 다 자기만의 결이 있는 것을 느낀다. 나무에는 나뭇결이 있고 물에는 물결이 있으면 사람에게는 마음결이 있는 것이 그렇다”며“ 나무도 결을 잘 활용해야 멋진 작품으로 탄생하듯이 사람도 자기 결을 잘 가꾸어야 아름다운 인생을 만들어 갈 수 있는 법”이라고 강조했다.

나무냄새를 맡으며 원하면 작품을 완성할 때가 가장 기쁘다는 그는 그동안 만들어 둔 작품이 잘 팔렸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그에게 소원을 물었더니“ 건강할 때까지 이렇게 목수일 하다가 눈을 감는 것”이라고 말했다. 혹시 본인만이 원하는 목공제품을 만들고 싶은 사람은 차 대표에게 직접 연락(010-4627-5550) 하거나 목공작업실을 방문하면 된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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