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휴일이 끝나고 나니 어느 유튜브 채널이 ‘나라를 구했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이는 대선 후보를 초청해 경제 분야에 대한 정책들을 묻고 대답하는 자리를 만든 한 경제전문 유튜브 채널의 기획이 사람들에게 미친 영향력을 대변해주는 예로 풀이된다.
사람들은 더 이상 신문, 방송 등의 언론을 신뢰하지 않는 것 같다. 국민들의 알권리를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고 있는 언론에 대한 실망과 외면이 사람들을 팟 캐스트 같은 채널로 눈을 돌리게 한 것이다.
언론이 왜 ‘국민의 알권리 충족’이라는 본래의 역할에서 벗어나는지 알고 있지만, 설명하려면 복잡해진다. 그래서 꼭 챙겨봐야 할 만한 영화를 추천한다.
이 영화는 소련의 스탈린 체제하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1930년 히틀러를 인터뷰 한적 있는 웨일즈출신 기자 가레스존스(이하 존스)는 스탈린을 인터뷰하기 위해 소련으로 가기를 원한다. 
존스는 곧 바람대로 모스크바에 도착하고 퓰리처상 수상자인 뉴욕타임스 모스크바 지국장과 기자 에이다 브룩스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동상이몽. 같은 기자의 길을 가고 있지만 생각과 목표는 다르다.
존스가 스탈린을 인터뷰하고자 한 이유는 스탈린의 막대한 자금에 대해 의구심을 품었기 때문. 모스크바에 도착한 존스는 기자 에이다 브룩스로부터 우크라이나가 스탈린의 황금 창고라는 결정적인 실마리를 얻게 된다. 존스는 우크라이나로 갈 결심을 하고 소련의 삼엄한 감시와 도청을 피해 마침내 우크라이나 잠입에 성공한다. 목숨을 걸고 도착한 그곳에서 존스는 모든 곡식을 소련에 빼앗기고 굶어죽지 않기 위해 인육을 먹는 아이들 등 눈앞에서 펼쳐지는 참혹한 진실과 맞닥뜨린다.  
 존스는 새로운 유토피아를 선전하는 스탈린이 체제유지와 부를 위해 거짓과 위선, 약탈 등을 자행하는 사실을 언론에 알리려고 하지만 철저히 묵살 당하고 만다. 심지어 퓰리처상을 받았다는 기자의 도움도 받을 수 없었다. 하지만 오직 진실을 알려야겠다는 의지로 가득 차 있는 존스에게 소련당국은 모스크바에 있는 영국의 기술자들을 죽이겠다는 협박까지 하게 된다. 
권력에 빌붙어 함께 부를 축적하는 2021년 대한민국 소수 모 언론들의 모습이 투영되는 낯설지 않은 장면도 등장한다. 
시대가 감춘 진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목숨까지 내놓고 위험천만한 취재를 했던 기자, 가레스 존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기레기’라는 말을 들으며 받아쓰기에 빠져있는 2021년 대한민국 언론 종사자들이 꼭 봐야 할 영화가 아닌가 한다.
*홀로도모르: 1932년부터 1933년까지 소련의 자치 공화국인 우크라이나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에서 발생한 대기근. 250만명~350만명이 사망했다고 알려져 있다. 홀로도모르는 우크라이나어로 “기아로 인한 치사(致死)”라는 뜻이다.           

김영신 기자  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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